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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화학·핵무기 만들고 있다"...우크라에 '전범' 프레임 씌우는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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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롭게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던 러시아의 모양새가 우스워졌다. 핵공격 가능성을 내비쳤을 때와는 달리, 되레 우크라이나가 생화학전 및 핵공격을 할 수 있다며 ‘전범’ 프레임을 뒤집어씌우려는 모습이다. 침공을 정당화하는 한편 핵무기 사용에 대한 빌미를 찾으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 국방부는 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측이 자국 내 원자로를 폭파해 이를 러시아 책임으로 돌리려 하는 공작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우크라이나 극단 민족주의 단체 ‘아조프 부대’와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이 하르키우 물리학ㆍ기술연구소의 실험용 원자로를 폭파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 지역을 방사능으로 오염시킬 수 있는 도발 행위를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 때문이라고 주장하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크라이나가 자작극을 통해 러시아의 만행으로 덮어씌우려 한다는 주장이다.
우크라이나의 핵 의혹 관련한 러시아의 프로파간다(선전선동)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러시아 정부의 선전 도구로 평가받는 스푸트니크통신은 전날 ‘러시아인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군이 4일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를 점령한 것을 두고 우크라이나의 핵무기 개발 시도와 연관됐다고도 주장한 바 있다. 이 통신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체르노빌 원전의 방사성 물질을 이용해 이른바 ‘더러운 폭탄(dirty bombㆍ더티 밤)’을 만들려 했다고도 보도했다. 더티 밤은 재래식 폭탄에 방사능 물질을 혼합해 만드는 무기로, 방사능 피해를 입히는 것이 주목적이다.
러시아는 또 우크라이나가 생화학무기를 사용할 계획이라고도 폭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전날 “우크라이나에 대한 작전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미국 국방부가 우크라이나의 군사생화학 프로그램을 지원한 증거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생물연구소가 탄저병과 콜레라, 기타 위험한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병원체를 긴급 파괴하라는 (상부의) 지시를 받았다는 문서를 해당 연구소 직원으로부터 받았다”고 덧붙였다. 관련 연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 있는 우크라이나 생물연구소에서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이 모든 것이 사실이라면 우크라이나의 행위는 생물무기금지협약(BWC)과 핵확산금지협약(NPT) 위반이다. 국제사회의 제재는 물론 비난 역시 피할 수 없다. 문제는 러시아의 주장에는 근거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로이터통신은 6일 러시아가 제기한 우크라이나의 '더티 밤' 제조 주장과 관련해 “러시아 언론이 인용한 소식통은 근거를 대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려는 러시아의 생트집이라는 게 정설이다. 과거 ‘대량살상무기’를 이유로 이라크를 공격했던 미국과 같은 전략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또 궁지에 몰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핵공격을 하기 위한 명분 쌓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푸틴 대통령은 앞서 “우크라이나가 구(舊)소련의 노하우를 이용해 핵무기를 자체 개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역시 근거는 없었다. 미국과 서방의 경제제재가 가공할 정도의 위력을 보이고는 있지만 핵 무기 사용의 명분은 안 된다는 판단에 ‘핵 위협에 핵으로 대응했다’라는 빌미를 만들려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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