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돈줄 옥죄기 다음은 특혜 박탈?… 서방, 러 IMF 특별인출권 중단 등 검토

입력
2022.03.05 13:05
구독

美 러시아의 WTO '최혜국 대우' 중단 검토

2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환전소에 미국 달러와 유로화 환율이 나타나있다. 모스크바=EPA 연합뉴스

2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환전소에 미국 달러와 유로화 환율이 나타나있다. 모스크바=EPA 연합뉴스

‘돈줄 옥죄기’라는 대(對) 러시아 제재 다음 수순은 국제 사회 내 ‘특혜 박탈’일까.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러시아가 세계무역기구(WTO)와 국제통화기금(IMF)에서 누려온 혜택을 중단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초강력 금융ㆍ경제 제재에 이어 국제기구에서도 러시아의 입지를 떨어뜨리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제이미 화이트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는 “러시아가 미국 수출 시 WTO에서 받는 특혜를 다룰 많은 방법이 있다”며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상원 금융위원장인 론 와이든 의원도 최근 러시아의 WTO ‘최혜국 대우’를 없애고 대통령에게 미국에 수출되는 러시아 상품의 관세를 인상할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최혜국 대우는 한 국가에 낮은 관세 혜택을 주면 다른 회원국에게도 동일한 대우를 해주는 것을 말한다. WTO의 핵심 원리 중 하나다. 만일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를 중단한다면, 미국은 러시아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높이거나 쿼터를 설정할 수 있게 된다. 전날 EU 집행위원회도 러시아의 최혜국 대우 중단 문제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IMF에서 러시아의 권리를 제한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가 IMF의 특별인출권(SDR)을 통해 혜택을 보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조처를 취할 것이라는 미 재무부 당국자의 발언을 보도했다. SDR는 달러 등 준비통화에 대한 교환권을 뜻한다. IMF가 1969년 브레튼우즈 체제(금본위제)의 고정환율제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했다. IMF는 190여개 회원국에게 SDR 지분을 부여하고 회원국이 외환위기 등 달러 유동성이 부족할 때 담보 없이 달러를 인출할 수 있도록 권리를 부여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170억 달러를 새로이 할당 받았는데, 앞으로는 교환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EU 관리들 역시 러시아를 IMF에서 완전히 퇴출하거나 러시아의 투표권 중단, SDR 접근 차단 등을 검토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한편 미 상무부는 이날 러시아의 정유 분야를 대상으로 엄격한 수출 통제에 나섰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지난 2014년 러시아의 심해 유전과 가스 탐사 및 추출과 관련한 규제를 도입했다. 여기에 더해 이들 사업에 필요한 품목의 수출 승인을 기본적으로 거부한다는 원칙을 적용하고, 정유에 필요한 다양한 품목에 더 엄격한 제약을 가하기로 한 것이다.

허경주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