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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떠난 우크라 한국대사관 국경 인근에 둥지... "38명 아직 잔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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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의 무차별 폭격으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떠난 한국대사관이 3일 루마니아 접경 지역에 둥지를 틀었다. 아직 한국민 38명 정도가 현지에 남아 있는 만큼 지원 업무를 계속 수행할 예정이다.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면서 정부도 러시아를 향해 연일 고강도 규탄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
외교부는 “키이우를 출발한 대사관 공관원 일행이 교민들을 인솔해 3일 오전 우크라이나 남부 체르니우치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김형태 대사를 포함한 잔류 공관원 전원은 러시아군의 키이우 폭격이 본격화하자 전날 철수를 결정했다. 동행을 원하는 한국민 6명도 합류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가급적 많은 인원을 데려가려 했지만 10여 명은 끝내 잔류를 고집했다”고 말했다.
김 대사 일행은 12시간 넘게 이동해 목적지에 도착했다. 원래 5시간 정도 거리지만, 도로 사정이 열악하고 검문소도 여럿 통과해야 해 일정이 늦춰졌다. 다행히 현지 경찰당국이 적극 협조한 덕분에 별다른 위협은 없었다고 한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이동 차량에 태극기도 부착했다.
체르니우치에는 이미 대사관 임시사무소가 개설돼 있어 잠정 중단했던 업무를 재개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전망이다. 대사관은 르비우(리비프)와 루마니아 임시사무소에서도 국민 보호 및 출국 지원 업무를 병행한다. 이 당국자는 “대사관은 (우크라이나에서) 철수하지 않을 것”이라며 “키이우에 남은 분들과도 계속 연락을 취하는 등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크라이나에 머물고 있는 한국민은 38명 안팎이다. 이 중 12명은 출국 중이거나 출국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러시아를 압박하는 고공 외교전도 지속하고 있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이날 트위터에 영문으로 “우크라이나와 우리의 연대는 매우 강하다. (중략) 푸틴은 허튼짓(nonsense)을 멈춰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전날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역시 러시아 측 북핵수석대표와 통화하면서 침공의 불법성을 지적하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대러 제재가 늦었다는, ‘실기(失期)’ 논란과 관련해선 “한국이 이런 형식의 제재에 (직접) 동참한 건 사실상 처음이고, 미국과 우리의 수출통제 제도도 다르다”며 “여러 숙고와 검토가 필요했다”고 해명했다. 다른 외교부 당국자는 “영토 침범이 발생한 상황에서 미국도, 유럽연합(EU)도 더 많은 피해를 감수하고 제재에 동참하는 것”이라며 “한국도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많은 고민을 거쳐 균형점을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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