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이우 노린 러시아군 행렬 정체... 헤르손, 여전히 항전 중"

입력
2022.03.03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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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비 美 국방부 대변인 "러시아군, 주목할 진전 없어"
우크라 대통령실 "헤르손 여전히 전투 중... 방어 계속"
러, 개전 후 처음으로 인명손실 보고 "498명 전사"

2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의 한 실내 운동시설이 포격으로 파괴돼 불에 타고 있다.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민간지역 공격이 확산하면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를 테러라고 칭하며 러시아를 향해 휴전 협상을 하려면 폭격을 멈추라고 말했다. 키이우=AP 뉴시스

2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의 한 실내 운동시설이 포격으로 파괴돼 불에 타고 있다.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민간지역 공격이 확산하면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를 테러라고 칭하며 러시아를 향해 휴전 협상을 하려면 폭격을 멈추라고 말했다. 키이우=AP 뉴시스


우크라이나 침공에 나선 러시아군의 행렬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인근에서 수 일째 정체된 모습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에 점령당한 것으로 전해졌던 남부 항구도시 헤르손에서 여전히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며 항전 중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군의 ‘속전속결’ 의도는 완전히 무너진 듯하다.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키이우를 향해 진군하는 러시아 대규모 호송대의 상황에 대한 질문에 “키이우를 향해 남하하는 (러시아군의) 진군은 여전히 정체되어 있다”고 밝혔다. 커비 대변인은 “그들(러시아)는 지난 24~36시간 동안, 지리적으로 주목할 만한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며 보급 차질을 이유로 들었다. 또 우크라이나군의 저항도 이유로 지목했다. 커비 대변인은 “100% 독립적으로 검증할 수는 없지만 우크라이나 측이 호송대의 움직임을 저지하려 노력하는 정황이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앞서 점령했다고 주장한 남부 흑해 연안 도시 헤르손에 대해서도 커비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군이 그 지역을 두고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고르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텔레비전 연설을 통해 자국군이 헤르손 지역센터를 장악하고 통제 중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날 헤르손에서는 밤새 상당한 규모의 전투가 보고됐었다. 반면 올렉시 아레스토비츠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이날 헤르손 시가지에서 여전히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며 “도시는 함락되지 않았다. 우리 측은 방어를 계속한다”라고 밝혔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당국을 인용해 러시아 병력이 헤르손을 완전히 포위한 상태지만 지방 정부 기능은 여전히 작동 중이라고 전했다.

크림반도와 돈바스지역을 연결하는 요충지 마리우폴에 대해서도 미국은 함락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 듯하다. 커비 대변인은 러시아군이 크림반도에서 북동쪽으로 진격중이라면서도 “그들(러시아군)이 (마리우폴) 도심에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마리우폴이 방어될 것이라는 모든 징후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도 키이우에서는 이날 오후 도심 기차역 인근에서 강력한 폭발이 일어났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 고문은 폭발이 포격 때문이 아니라 격추된 러시아 순항미사일 잔해 탓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개전 후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내 ‘군사 작전’에서 러시아 군인 498명이 숨졌다는 공식 발표를 내 놨다. 부상자도 1,597명이라고 국방부는 덧붙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발표에 앞서 러시아군 6,000여명이 숨졌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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