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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국정연설서 기립박수 받은 우크라이나 대사

입력
2022.03.02 15:33
수정
2022.03.02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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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카로바 美주재 대사, 국정연설 초청
바이든 "우크라이나 국민" 언급, 의회 기립박수

옥사나 마르카로바 미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의회 국정연설에서 자신을 향한 기립박수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옥사나 마르카로바 미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의회 국정연설에서 자신을 향한 기립박수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미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가 오늘 밤 여기 와 있습니다. 이 곳에 모인 각자가 우크라이나와 전 세계에 분명한 신호를 보냅시다. 가능하시면 일어나서 우리 미국이 우크라이나 국민과 함께 한다는 것을 보여주십시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옥사나 마르카로바 주미 우크라이나 대사가 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국정연설이 열린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기립박수를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의 전반 약 10분을 모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그에 대한 미국 정부의 대응으로 채웠다. 바이든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부터 모든 우크라이나인들이, 그들의 용기와 결단력이 전 세계에 영감을 준다"면서 "시민과 학생, 은퇴한 교사가 모두 군인으로 변신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럽의회 연설에서 '빛이 어둠을 이기리라'고 말했다"며 마르카로바 대사를 가리켜 좌중의 기립박수를 요청했다. 장내에서 이날 가장 큰 환호성이 나왔고, 마르카로바 대사는 감격한 얼굴로 한 손에 우크라이나 국기를 꼭 쥔 채 다른 한 손을 들어올리며 화답했다.


옥사나 마르카로바(왼쪽) 미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국정연설 도중 의회의 박수를 받는 가운데 영부인 질 바이든이 그를 끌어안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옥사나 마르카로바(왼쪽) 미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국정연설 도중 의회의 박수를 받는 가운데 영부인 질 바이든이 그를 끌어안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마르카로바 대사는 재무장관을 지냈으며 2021년 2월 젤렌스키 대통령에 의해 주미대사로 임명됐다. 그는 28일에 미국 양당 상원의원들을 만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확대를 요청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이날은 질 바이든 영부인의 특별 초청객 자격으로 의회를 방문해 국정연설을 현장에서 청취하게 됐다. 미국 대통령은 정치적 함의를 담아 국정연설 초청객을 선정한다. 바이든 대통령과 미 의회 차원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태세를 강조하기 위해 그를 부른 셈이다.

미 의회는 바이든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상상도 못한 강한 벽에 부딪쳤고, 그들은 바로 우크라이나 국민들이다"라고 말할 때도 기립박수를 쳤으며, 러시아 항공기의 자국 영공 비행 금지 등 추가 제재를 발표할 때도 환호를 보냈다.



은퇴 앞둔 브레이어 대법관, 박수에 수줍은 미소


은퇴를 앞둔 스티븐 브레이어 미국 연방대법관이 자신을 향한 기립박수가 나오자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다. C-SPAN 영상 캡처

은퇴를 앞둔 스티븐 브레이어 미국 연방대법관이 자신을 향한 기립박수가 나오자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다. C-SPAN 영상 캡처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은퇴를 앞둔 스티븐 브레이어 연방대법관을 향한 기립박수도 요청했다. 브레이어 대법관이 수줍게 미소를 지으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다 옆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치고 있는 존 로버츠 대법원장을 올려다보는 장면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들 외에도 연설 초청자들 가운데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와 전미철강노조 소속 철강 노동자 조조 버지스를 향해 "미국의 제조업을 떠받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자국 내 산업 투자 정책을 강조하는 대목에서 기업인과 노동자를 부른 것이다.

또 제1형 당뇨병을 앓고 있는 열세 살 아동 조슈아 데이비스를 호명해 당뇨병약인 인슐린 비용을 절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8일 생일을 맞은 데이비스에게 "생일 축하한다"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이외에 페이스북 알고리즘의 위험성에 관한 내부 문서를 폭로한 프랜시스 하우젠과, 남편이 퇴역 군인으로 복무 중 암에 걸려 투병하다 사망한 이후 유사한 피해를 막기 위해 입법 활동을 펼치고 있는 다니엘 로빈슨 등이 바이든 대통령의 초청을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임기 내내 국정을 놓고 야당인 공화당과 충돌했지만 이날 연설은 러시아를 향한 통일된 대응을 강조하는 분위기 속에 대체로 우호적으로 진행됐다. 공화당 의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감세 정책을 비판하고 코로나19 대응과 인프라 투자를 강조하는 대목에선 야유를 보냈다.

그러나 암 투병 환자와 정신 질환자에 대한 지원을 역설할 때는 양당에서 박수가 나왔다. 과잉진압과 군사화 논란으로 압력을 받고 있는 미국 경찰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이 "답은 경찰에 대한 지원을 끊는 것이 아니라 더 늘리는 것"이라고 밝힌 대목에서도 공화당 쪽에서 큰 박수가 터졌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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