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8일 경북 영천시 육군3사관학교 졸업식 및 임관식에 참석해 “우리 군은 세계 6위 국방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임기 동안 3군 사관학교 졸업식에 한 곳씩 참석해 왔지만 대구를 방문한 김부겸 국무총리와 나란히 선거 직전 TK지역을 방문한 것이어서 눈에 띄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국민의힘이 현 정부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싸잡아 ‘힘없는 평화론’이라고 비판하는 것을 직접 반박한 모양새다. 대통령의 선거 중립 의무가 엄중한데 선거 개입이라는 논란을 불러일으키지 않을지 우려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24일 전북 군산을 방문했을 때도 선거용이 아니냐는 시선을 받았다. 현대중공업 조선소 재가동 협약식이 대통령이 꼭 참석해야 할 행사라고 보기 어려운 데다 호남 지역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였던 탓에 여당 후보 지원을 위한 호남 방문이 아니냐는 것이었다. 또한 윤 후보의 “문재인 정권 적폐 수사” 발언에 문 대통령이 직접 사과를 요구한 이래 청와대가 입을 여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원전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 “건보 재정 악화니 부실이니 하는 말은 잘 모르고 하는 말”이라고 언급했고,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정부의 방위력 개선비 증가율이 역대 정부 최고치”라며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 야당의 안보무능론을 반박했다. 탈원전 철폐를 공약으로 내건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의 원전 발언을 “선거 개입 의도”라고 비판했다.
청와대는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사태 등 국정을 챙기는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선거 직전 대통령이 이렇게 목소리를 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역대 대통령 중 누구보다 높은 임기 말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기에 가능할 터다. 하지만 이를 이용해 선거에 영향을 주려 해서는 안 된다. 초박빙 선거인 만큼 더 큰 논란이 될 수 있다. 청와대의 선거 개입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자제하기를 바란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