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오늘 러-우크라 첫 '협상'... 우크라 "결과 믿지는 않는다"

입력
2022.02.28 09:18
구독

27일까지 어린이 14명 등 우크라 시민 352명 숨져
러시아군 대규모 행렬 키예프로 진군 모습 포착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7일 수도 키예프에서 동영상을 통한 연설을 하고 있다. 키예프=AFP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7일 수도 키예프에서 동영상을 통한 연설을 하고 있다. 키예프=AFP 연합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협상이 28일(현지시간) 열릴 것으로 보인다.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4일 만에 열리는 첫 협상 테이블이다. ‘사전 조건 없는’ 협상이 될 것이라고 당국자들은 밝히고 있지만 장소 선정에서부터 난항이 이어져 협상 개시 일시가 밀리는 등 이견이 여전해 고무적 결과가 나올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협상 중재자들과 가까운 벨라루스 정치 전문가 유리 보스크레센스키는 27일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폴란드를 거쳐 벨라루스로 가고 있어 시간이 걸린다”면서 “회담이 28일 아침에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보스크레센스키는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신변 위험 때문에 (국경 인근 벨라루스 도시) 고멜을 경유해 곧바로 (회담장으로) 가지 않고, 폴란드를 거쳐 (벨라루스 서남부 도시) 브레스트 인근의 폴란드 국경검문소를 통해 벨라루스로 입국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브게니 예닌 우크라이나 내무부 차관도 양국 대표단 회담이 28일 오전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정치인들은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프리피야트강 근처의 우크라이나-벨라루스 국경에서 전제조건 없이 러시아 대표단과 만나는 것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다만 협상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되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한 연설을 통해 러시아와의 이번 회담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회담의 결과를 믿지는 않지만 대표단에 시도해보라고 했다”며 “전쟁을 끝낼 기회가 있다면 저도 회담에 참여해야 한다. 저는 언제나처럼 정직할 것”이라고 했다. 또 “추후 우크라이나 국민 중 단 한 명이라도 제가 대통령으로서 전쟁을 끝내려 했음을 의심하지 않도록 노력해달라고 대표단에 전했다”라고도 덧붙였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의 예봉을 꺾은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군은 개전 4일차인 27일까지 우크라이나 도시와 영공을 장악하지 못했으며 이틀째 키예프 도심에서 30㎞ 떨어진 곳에 주둔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장 고문은 수도 키예프 북서쪽에서 진입을 시도하던 러시아군이 일시 퇴각했다며 “키예프 외곽에서 우크라이나 항공기, 포병대, 기계화 여단의 저항으로 러시아군이 진군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숨진 우크라이나 시민은 27일 현재 352명으로 집계됐다. 우크라이나 내무부에 따르면 이중 14명은 어린이다. 부상자도 어린이 116명으로 포함해 1,684명에 달한다고 내무부는 덧붙였다.

하지만 대규모 러시아군 행렬이 키예프를 향해 이동중인 것으로 나타나 키예프가 언제까지 안전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상업위성업체 막사 테크놀로지의 27일자 위성 사진에 러시아군 대규모 호송대가 키예프 동북부 40마일(약 64km) 지점에서 진격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이날 보도했다. 막사 테크놀로지는 “호송대 행렬이 키예프 북동쪽 이반키우에 위치해 있으며 탱크, 보병 장갑차, 자주포 등 수백 대의 모습도 보였다”면서 행렬이 3.25마일(약 5km)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미국 당국은 초기 침공 단계에서 실패한 러시아가 포위전으로 전략을 선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국방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러시아군은 이 정도의 복잡한 규모로 다른 국가로 옮겨간 경험이 많지 않다”며 “계획상 실패인지 실행상 실패인지는 불분명하지만 러시아군이 적응하고 이를 극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김진욱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