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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제재로 수출·현지 기업 영향권"… 정부, 긴급 금융 2조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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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국제 사회의 대 러시아 수출 통제 등 경제 제재에 동참하기로 했다. 러시아와의 교역량은 많지 않지만 에너지와 곡물 등 민감한 원자재에 집중돼 있고, 제재의 여파로 수출 기업과 현지 진출 기업 피해도 예상된다. 정부는 우선 수출 기업 대상 2조 원 규모의 긴급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에너지와 곡물 수입선 다변화에도 나설 방침이다.
정부는 25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열고 대 러시아 제재 동참에 따른 정부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통상(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통상교섭본부장), 외교안보(외교부 2차관, 국가안보실 2차장), 금융(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분야 장차관이 모두 참석했다.
정부는 수출규제 등 제재에 따른 타격이 당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 러시아 교역 규모는 지난해 기준 수출이 전체 교역의 1.5%, 수입이 2.8% 수준이고, 우크라이나와의 교역 비중은 수출 수입 모두 0.1% 수준에 그친다.
교역 모두 에너지와 곡물에 치중돼 있는데, 정부는 이미 비축유 106일분(국제에너지기구(IEA) 기준)을 보유하고, 사료용 밀(2023년 2월), 옥수수(2023년 7월)도 충분한 물량을 확보해 놓았다.
오히려 큰 문제는 △해외 진출 기업과 수출입 기업에 미칠 영향 △제재 강화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실물경기 위축 등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대외연)에 따르면, 2000~2019년 한국의 대 러시아 직접투자는 약 26억 달러 수준이고 주로 가전, 자동차 등 대규모 고정자본이 투자돼 있는 제조업이다. 대외연은 단기적으로 투자 철회나 협력 중단까지 이어질 상황은 아니고,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러시아에 미치는 실물 타격이 현지 국내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오후 홍 부총리 주재로 열린 대외경제 현안 간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도 “우크라이나 사태의 직접 영향보다는 대러 제재에 따른 수출통제, 금융시장 혼란 영향이 더 크다”며 “파급효과를 미리 살피고 선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는 국제 사회의 경제 제재에 발맞춰 구체적인 동참 수준을 결정하고, 이 가운데 피해가 예상되는 기업에 대한 지원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는 매일 비상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상황별 대응조치를 준비한다.
우선 대 러시아 제재에 따른 수출입 피해기업을 위해 최대 2조 원 규모의 긴급금융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여기다 수출신용보증 무감액을 연장하고, 보험금도 당초 2개월에서 1개월 이내 신속 지급하는 등 무역보험 지원도 강화하기로 했다.
현지 진출 기업 지원을 위해서는 △현지 진출 기업 비상연락망 △코트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담 창구 △러시아 데스크 등을 활용한다. 수출대금 결제 등 미국의 대 러시아 금융제재 후 국내 기업에 미칠 영향도 살핀다.
에너지 수급 차질에 대비해서는 호주산 에너지 수입을 늘리고 남미 등으로 수입선 다변화를 추진한다. 원자재는 국내 기업이 대체 생산하고,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방안을, 곡물은 사료 원료 배합 비중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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