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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향한 매서운 팩트 폭격... 온라인 달군 주 유엔 케냐 대사의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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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바스 지역의 분리독립을 승인하겠다는) 지금 상황은 케냐의 역사를 상기시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새벽 우크라이나 공격을 단행하면서 사흘 전 마틴 키마니 주 유엔 케냐 대사의 연설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명분이 '고대 러시아 영토'인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의 러시아 주민 보호인 건데, 케냐를 비롯한 아프리카 대다수 국가들은 평화를 위해 '서구 식민지 기준'으로 쪼개진 현재의 영토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팩트 폭격을 날리면서다.
키마니 대사는 우크라이나 사태 논의를 위해 21일 열린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 "케냐를 비롯한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들은 제국의 종말과 함께 탄생했다"면서 "우리의 국경은 우리가 직접 그린 것이 아니며, 영국·프랑스·포르투갈 같은 머나먼 식민지 국가에 의해 결정됐다"고 연설했다. 이어 "만약 독립 당시 우리가 민족·인종·종교적 동질성에 기반해 국가를 수립하려 했다면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꼬집었다.
그는 "우리는 물려받은 국경을 유지하기로 합의했고, 위험한 향수를 품고 과거로 뒷걸음질치기보다 이전의 어떤 나라나 국민도 보지 못한 위대함을 향해 나아가는 편을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우리의 국경에 만족해서가 아니라, 평화 구축이라는 더 위대한 것을 원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같은 날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분리독립 승인을 발표하며 대국민담화를 통해 "우크라이나는 고대 러시아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돈바스 지역의 주민들이 "러시아인으로서 정체성, 언어, 문화를 보존하고자 한다"는 점을 거론하며 그런 주민을 보호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분리 독립을 승인한다는 논리를 폈다. 안보리 긴급회의는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렸지만, 사흘 뒤 푸틴은 "우크라이나의 (돈바스) 공격이 임박한 가운데 러시아군은 전투 태세에 들어갔다"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내에서 특별 군사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키마니 대사의 연설은 트위터에서 480만 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며 화제가 되고 있다. 토마스 반 린지 네덜란드 인권운동가는 키마니의 연설 동영상을 공유하며 "케냐 대사는 아프리카 사람들이 어떻게 우크라이나 사태를 이해하고 있는지, 탈식민시대에 러시아의 침략 행위가 어떤 의미인지 완벽히 설명해줬다"고 평했다. 로버트 에그넬 스웨덴국방대 교수도 영상을 공유하며 "내 오랜 친구가 자랑스럽다. 연설로 인터넷에서 승리했다"고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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