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아내 김건희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에 연루됐음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다. 그간 윤 후보의 해명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내용이어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3일 김씨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고 국민의힘은 “보도 출처부터 불법”이라며 언론과 법무부를 탓했다. 선거에 변수가 될 만한 문제인데 정쟁화할 게 아니라 검증해야 한다. 윤 후보는 어물쩍 넘기려 하지 말고 유권자 앞에서 명확하게 소명해야 한다.
잇따른 보도로 김씨의 주가 조작 의혹은 짙어졌다. 새롭게 나온 의혹은 이미 공개한 것 외에 김씨의 추가 계좌가 존재한다는 점, 검찰이 작성한 범죄일람표에 김씨의 수백 회 거래내역이 주가 조작 거래로 적시된 점, 거래내역이 전형적인 주가 조작 패턴을 보이는 점, 김씨가 작전기간 중 9억 원 차익을 거둔 점 등이다. 그간 윤 후보가 "아내가 지인에게 맡겨 투자하다가 4,000만 원 손해만 보고 나왔고 계좌도 다 공개했다" "검찰이 수사를 하고도 기소하지 않은 것이 곧 혐의가 없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던 것과는 상충된다. 그는 21일 TV토론에서 “(거래 마지막 시점이라고 한) 2010년 5월 이후에도 주식 투자를 했다” “손해를 본 것도 있고 번 것도 있다”며 이미 말을 바꾸었다.
진작 수사를 마무리짓지 않고 김씨 소환조사를 대선 후로 미룬 검찰 잘못이 크지만, 윤 후보가 검찰 뒤에 숨어서는 안 된다. 이 사건은 가족의 범죄 의혹일 뿐만 아니라 윤 후보 검증과도 직접 관련될 수 있는 일이다. 주가 조작이 이뤄진 것은 윤 후보의 결혼(2012년) 전이지만 2013년 경찰이 내사를 벌이고도 검찰 수사로 이어지지 않고 종결된 과정이 석연찮게 남아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이 언론에 "강력한 법적 조치"를 한다고 해서 의혹을 없앨 수도 없다. 불법이 없다면 윤 후보는 바로잡고자 하는 보도까지 포함해 모든 의혹을 소상히 해명해야 한다. 유권자의 판단을 받아야 하는 대통령 후보로서의 의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