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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바스 독립 승인, 러시아군 파병” 칼 빼 든 푸틴... 러 vs 美·서방, 벼랑 끝 대치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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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결국 강수를 꺼내 들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분리독립을 승인했다. 이어 러시아군에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한 지역으로 진입하라고 명령했다.
우크라이나는 즉각 반발했고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별도 제재 방침을 밝히고 대응에 들어갔다. 오는 2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예정된 미러 외교장관 담판이 예정대로 열릴지가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반군 지원 러시아 병력과 우크라이나 정부군 간 충돌 시 유럽에서 전면적인 전쟁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보회의 긴급회의를 마친 뒤 크렘린궁에서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독립을 승인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또 이 지역에 러시아 ‘평화유지군’ 진입을 명령했다고 크렘린궁이 발표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도네츠크 반군 지역 관계자는 러시아군이 이미 이 지역으로 이동, 북쪽과 서쪽에 배치됐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2일 "러시아가 DPR와 LPR 독립을 승인한 것은 2014년 이들이 독립을 주장했을 때의 경계선을 인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현재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장악한 돈바스 서부 지역도 분리독립 대상이라고 밝히면서 양측의 무력충돌이 격화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푸틴 대통령의 독립승인 발표 후 미국은 즉각 반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자칭 DPR와 LPR 지역에 대한 미국인의 신규 투자 및 무역, 금융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우리는 오늘 러시아가 자행한 국제협정 위반에 대해 추가 조치를 발표할 것”이라며 “이 조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추가 침공에 대비해 동맹과 준비하고 있는 혹독한 경제 (제재) 조치와는 별개의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백악관은 러시아군 진입 명령이 내려졌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이를 '침공'으로 규정할지를 놓고 초기 혼선까지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2일 오전 러시아군의 돈바스 진입을 '침공'으로 규정했다. "러시아군의 이동을 분석한 결과 새로운 침공이라는 점이 명확해졌다"라고 한 관리를 인용해 AP가 보도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22일 러시아 은행 5곳과 개인 3명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존슨 총리는 "러시아의 경제적 이익을 표적으로 삼겠다"며 "러시아가 침공하는 경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훨씬 더 많다"고 말했다. 독일은 러시아와 진행 중인 가스관 '노르트스트림2' 인증 절차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올라프 숄츠 총리는 "국제사회는 러시아의 정당하지 않은 행동에 대응해야 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AP통신은 영국과 오스트리아는 또 자국 주재 러시아 대사를 초치, 푸틴 대통령의 일방 행동에 대해 항의했다고 보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우크라이나의 요청으로 긴급회의를 열어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했으나,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미국 간 갈등의 골만 확인했다.
우크라이나 동부의 전운은 더 짙어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도네츠크 외곽에서 전차 등 군용 차량 행렬을 목격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시 외곽에서 전차 5대, 시내 다른 지역에서 전차 2대를 확인했다”며 “(러시아군 소속을 의미하는) 어떤 휘장도 보지 못했지만 푸틴 대통령이 돈바스 지역의 독립을 승인하고 러시아군 배치를 명령한 지 몇 시간 만에 전차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현재 상황에서 관건은 미러 간 외교수장 담판이다. 러시아 외무부는 24일 제네바에서 열릴 예정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회담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 측은 회담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링컨-라브로프 외무장관 회담 이후 추진될 것으로 예정됐던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간 정상회담도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다. 미 행정부 고위관리는 CNN에 "외교적 개입의 여지가 남아 있다"면서도 "러시아의 추가 군사행동을 암시하는 정보가 보고되고 있어 정상회담을 가로막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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