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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러, 우크라 침공 후 제거할 ‘살생부’ 만들었다”

입력
2022.02.2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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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미국이 유엔 최고인권대표에 전달 서한 입수
"러시아군, 우크라이나 살생부 명단 작성"
살해, 납치, 강제 실종 등 광범위한 인권유린 우려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19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양국의 합동 군사훈련 작전을 지켜보고 있다. 모스크바=타스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19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양국의 합동 군사훈련 작전을 지켜보고 있다. 모스크바=타스 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후 제거할 주요 인사들의 ‘살생부’를 작성했다는 정보를 미국이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광범위한 인권유린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0일(현지시간) 입수해 보도한 서한에 따르면 “러시아군이 침공 이후 살해하거나 수용소로 보낼 우크라이나 주요 인사 명단을 작성하고 있다는 믿을 만한 정보를 확인했다”며 “러시아가 광범위한 인권 침해 행위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해당 서한은 배시바 크로커 유엔 주재 미국 상임대사가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에게 전달한 것이다.

크로커 대사는 서한에서 “러시아가 과거에 자국에 반대하는 인사들을 대상으로 저지른 표적 살해, 납치, 강제 실종, 부당 구금, 고문 등의 행위를 재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 대상에는 반러 성향의 우크라이나인뿐 아니라 우크라이나로 망명한 반러시아ㆍ벨라루스 인사와 언론인, 반부패 활동가, 소수민족과 성소수자 등과 같은 취약계층도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러시아군은 침공 후 평화시위나 저항운동이 발생할 것에 대비해 ‘치명적인 수단’을 사용해 이를 진압할 계획도 세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의 중요한 임무를 지원하기 위해 정보를 공유한다”고 했다.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이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와 동부 루간스크주와 도네츠크주 등에 지부를 운영하고 있는 OHCHR은 지난해 8~10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동부 지역에서의 민간인 사망과 불법 구금, 강제 징집 등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미국이 입수한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살생부' 명단 정보는 지난달 22일 영국 외무부가 발표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 친러 성향 정치인을 이용해 정권 교체를 시도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뒷받침한다. 가디언은 “러시아가 군사적 조치와 함께 내부 균열, 사이버 공격, 폭발물 위협 등 광범위한 교란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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