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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돈바스서 교전 급증… 서방 제재 경고에도 러시아는 핵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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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동부 분쟁지역 돈바스에서 정부군과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간 교전이 격화하면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또다시 일촉즉발 전쟁 위기로 치닫고 있다. 미국과 유럽 정상들은 강력한 경제 제재를 경고하며 러시아를 압박했지만, 러시아는 전략 핵무기 훈련까지 감행하며 힘을 과시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돈바스 지역 도네츠크와 루간스크에서는 이날로 사흘째 교전이 이어졌다. 돈바스 분쟁과 관련해 참관인 역할을 해 온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는 이 지역에서 정부군과 반군 간 포격전 등으로 민스크 휴전 협정 위반 사례가 2,000건 집계됐다고 밝혔다. 1,500여 건이 보고된 전날보다 상황이 크게 악화했다.
정부군과 반군은 서로 상대방이 먼저 포격을 가해 응사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극렬히 대치하고 있다. 이날 우크라이나 군사령부는 반군의 포격으로 정부군 2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분쟁지역을 순찰하던 데니스 모나스티르스키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은 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 박격포가 떨어졌다는 소식에 긴급히 피신하기도 했다.
그러나 반군은 정부군이 돈바스 지역을 공격하고 있다면서 군 총동원령을 내리고 여성과 어린이를 러시아 로스토프 지역으로 대피시키고 있다. 사실상 전시체제에 들어선 셈이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우크라이나군 포탄이 로스토프에 떨어져 폭발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조사에 착수했다.
서방 측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이날 독일 뮌헨안보회의에 모인 서방 정상들은 한목소리로 러시아를 규탄하며 외교적 해결을 촉구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미국은 동맹들과 함께 전례 없이 강력한 경제적 대가를 부과할 것”이라면서 러시아 금융 기관과 핵심 산업을 제재 대상으로 지목했다. 나아가 유럽 동부 지역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군 전력을 더 강화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영국은 러시아에 전략적인 중요성을 지닌 개인과 회사를 제재해 그들이 런던 자본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는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서 러시아 병력이 철수했다는 신호는 아직 없다”고 거듭 주장하며 나토ㆍ러시아위원회를 통해 러시아에 대화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역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정치적, 경제적, 지정학적 비용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앞서 러시아가 협상을 원한다는 신호를 보냈고, 서방도 러시아의 안보 요구에 대해 협상할 준비가 됐다”며 양측 모두에 외교적 노력을 강조했다.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등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들도 이날 뮌헨에서 만나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논의했다. G7은 공동성명에서 “러시아의 이유 없고 부당한 냉전 이후 유럽 대륙 내 최대 군사 동원은 글로벌 안전과 국제 질서에 도전이 되고 있다”며 “러시아에 외교적 해법을 찾는 길에 들어서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아랑곳하지 않고 앞서 예고한 대로 이날 전략적 핵 훈련을 시작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크렘린궁 상황실에서 알렉산더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함께 핵을 탑재할 수 있는 극초음속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발사 훈련을 참관했다. 이번 훈련은 서방 군대가 우크라이나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경고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상황이 긴박해지면서 우크라이나 대피 행렬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날 독일과 프랑스는 우크라이나 체류 자국민에게 긴급 철수령을 내렸다. 나토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주재 직원을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브와 나토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로 이동시켰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과 영국, 호주, 일본, 한국 등 10여 개 나라가 우크라이나 체류 국민에게 대피령을 내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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