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틀 철군 증거 제시한 러시아 “복귀 시간 걸리는 건 당연”

입력
2022.02.18 00:25
수정
2022.02.18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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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방 "러시아 병력 오히려 증강"… 진실공방 계속

러시아군 탱크들이 16일 보로네즈 지역에서 화물열차 화차에 실려 이동하고 있다. 보로네즈=EPA 연합뉴스

러시아군 탱크들이 16일 보로네즈 지역에서 화물열차 화차에 실려 이동하고 있다. 보로네즈=EPA 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서 병력 일부를 철수하고 있다고 재차 주장하며 이틀 연속 증거 자료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원주둔지 복귀까지는 물리적으로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서방이 러시아 철군 발표는 거짓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한 반박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17일(현지시간) 보도문을 통해 “서부군관구 소속 탱크 부대 요원들이 훈련을 마무리하고 탱크ㆍ괘도차량 등을 철도에 적재 완료했다”며 “1,000㎞ 떨어진 원주둔지를 향해 이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탱크가 철도에 실린 모습, 철로 근처에서 탱크 적재 작업을 하는 모습 등을 담은 사진을 함께 공개했다. 아울러 “원주둔지 복귀 이후에는 이미 계획됐던 동계 전투훈련을 위해 장비 유지 보수 작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뒤이어 나온 별도 보도문에서는 “크림반도 훈련장에서 전술훈련을 마친 남부군관부 소속 부대들이 상주기지로 복귀하기 위해 열차에 군사 장비를 싣고 출발했다”며 다른 지역 철군 소식도 전했다. 이번에도 관련 사진이 함께 첨부됐다. 러시아는 전날에도 크림반도에서 군사장비를 실은 열차를 촬영한 동영상을 공개했는데, 서방이 강한 불신을 드러내자 이튿날에도 재차 증거 자료를 내놓은 것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이날 언론브리핑에서 “국방부는 병력 복귀에 관한 명확한 일정을 갖고 있다”며 거짓 철군 의혹을 일축했다. 또 “군사 훈련을 수주에 걸쳐 꾸려진 것으로 하루 만에 철수시키는 것은 당연히 불가능하다”며 “시간이 걸린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서방은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날 나토 국방장관 회의 참석을 위해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쪽으로 병력을 더 가까이 이동시키고 전투기도 더 많이 배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사무총장도 “지금까지 러시아군 철수나 긴장 완호 신호를 보지 못했다”며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하기에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거들었다.

전날에도 미국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의 철군 주장이 ‘거짓’이며 “우크라이나 국경을 따라 병력을 7,000명가량 늘렸다”고 말했다. 영국, 유럽연합(EU), 우크라이나 등도 러시아를 믿지 않는다며 가시적인 조치를 요구했다. 러시아군 철군 문제는 러시아와 서방 간 진실 공방으로 번지며 외교 협상 재개에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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