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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자제하라"...영국 총리 SNS 글에 우쭐대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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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중국과 사이가 가장 나쁜 국가 중 하나다. 지난해 10월 시진핑 주석과 보리스 존슨 총리 간 통화에서 “양국 관계에 이견과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실토할 정도다. 그럼에도 존슨 총리가 난데없이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 중국어로 글을 올리자 해석이 분분하다. 중국 여론은 일단 “우리에게 읍소하는 것”이라고 우쭐대면서도 “무슨 꿍꿍이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진의를 파악하려 애쓰고 있다.
존슨 총리는 15일 웨이보에 “우리는 벼랑 끝에 있지만 푸틴 대통령은 한발 물러서서 생각할 시간이 있다. 모든 사람이 대화에 참여하도록 촉구한다. 러시아는 자국에 처참한 과오를 초래할 결정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적었다. 전운이 감도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우려하며 중국인들을 상대로 글을 올린 것이다. 존슨 총리가 웨이보를 통해 중국어로 메시지를 전한 건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 만이다. 당시 글은 지구환경 위기에 대응해 미국과 중국의 기후행동을 재촉하는 내용을 담았다.
중국 여론은 존슨 총리의 ‘돌발’ 행동에 비아냥으로 응수했다. “영국 총리가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쟁 자제를 촉구하는데 왜 중국 SNS를 이용하나”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푸틴 대통령은 웨이보 계정이 없다”고 존슨 총리를 조롱했다. 환구시보는 16일 “유감스럽지만 우리는 존슨 총리의 속임수를 믿지 않는다”는 중국 네티즌의 반응을 전했다. 신랑차이징은 “영국 정상이 러시아 정상에게 징징대는 격”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이 존슨 총리를 믿지 못하는 건 영국이 러시아에 맞서 지속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은 우크라이나에 병력과 무기를 모두 보내며 러시아 침공 위협에 대비해왔다. 영국 외무부는 지난달 22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친러 괴뢰정부를 세우려 한다”고 경고했고, 지난 9일에는 “우크라이나 인근 에스토니아 주둔 영국군을 두 배로 증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중국은 주요7개국(G7)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즉각 막대한 경제 제재를 가하겠다”고 경고하자 “독자 제재는 분열과 대치를 심화시킬 뿐”이라며 반대 입장을 못 박았다. 이처럼 영국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놓고 러시아의 최대 우군인 중국과 대척점에 서 있는 셈이다.
영국이 줄곧 반중 선봉을 자처하면서 양국 관계에 그동안 악재가 적잖이 쌓였다. 영국은 지난해 항공모함을 남중국해에 보내 무력시위를 벌이며 중국을 자극했고, 미국ㆍ호주와 앵글로색슨 안보동맹 ‘오커스(AUKUS)’를 발족해 대중 압박 수위를 높였다. 영국 국내 정보기관 MI5는 지난달 의회에 중국 스파이 경계령을 내리기도 했다. 당시 중국 외교부는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 중국 위협론을 부각시키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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