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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길 막히는 우크라… 전쟁 위기에 고립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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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위기가 고조되는 우크라이나가 국제사회에서 고립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체류 외국인과 대사관 철수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이번엔 하늘길이 막히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항공기 안전 운항을 위한 지원금까지 마련했지만, 불안이 해소되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전날 우크라이나 저가 항공사인 스카이업 소속 여객기 한 대가 포르투갈령 마데이라섬을 떠나 수도 키예프로 향하던 길에 돌연 항로를 변경해 몰도바 수도 키시나우에 착륙했다. 여객기를 임대한 아일랜드계 업체가 갑자기 우크라이나 영공 진입을 불허했기 때문이다. 여객기엔 175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항공사는 “군사적 위험 증가를 이유로 보험사들이 우크라이나 영공을 통과하는 항공기에 대한 보험을 중단한다고 통보해 왔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항공사는 14~16일 사흘간 항공권 예약ㆍ판매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전날에는 네덜란드 항공사인 KLM이 서방권 항공사 중 처음으로 우크라이나행 항공편 운항을 무기한 중단키로 했다. KLM은 “네덜란드 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역에 긴급 여행경보를 발령한 데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도 우크라이나 노선 운항을 중단할지 검토에 들어갔다.
항공업계는 앞으로도 우크라이나행 항공편 취소가 잇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우크라이나 영공을 통과해 유럽과 인도, 중동, 동남아시아를 오가던 항공기 대다수는 이미 우회 경로를 이용하고 있다. 2014년 7월 우크라이나 동부 친(親)러시아 반군이 말레이시아 민항기를 격추해 승객과 승무원 298명이 전원 사망한 참사 때보다도, 전쟁 위기가 고조되는 최근 상황이 더 위험하다고 판단한 셈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혼란과 불안을 잠재우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여전히 34개국 29개 항공사가 국내외에서 정상 운항 중”이라고 해명하면서 5억9,000만 달러(약 7,100억 원) 규모의 재정 지원 계획도 내놨다. 데니스 슈미갈 우크라이나 총리는 “보험료가 치솟을 경우에 대비해 보험사 및 항공기 임대 회사들을 위한 기금을 할당했다”며 “항공기 운항이 안정화되고 해외 체류 중인 우크라이나 국민이 무사히 귀국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러시아 침공이 임박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보지 못했다”며 연일 서방 국가에 과잉 대응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이미 미국과 러시아 틈바구니에서 손발이 묶인 채 고립돼 가고 있다. 최소 12개 나라가 우크라이나 체류 자국민에게 대피령을 내렸고, 미국은 대사관 철수도 명령했다. 우크라이나를 여행 금지 국가로 지정한 나라도 늘고 있다. 항공편 대량 취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외국인 대피 행렬이 늘어나면서 자칫 ‘출국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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