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비혼동거 긍정적" 60%..."혼인신고 안해도 가족"은 40% 그쳐 

입력
2022.02.12 04:30
16면

'혼인 과정 거쳐야 가족' 인식 우세
"비혼동거 출산엔 부정적" 60%
자녀 출산도 가족 테두리로 생각

결혼을 하지 않고 사는 것에 대해


우리 사회의 변화, 다양한 가치관의 등장으로 전통적 결혼관이 과거보다 약화되고 있다. 일면에서는 결혼 및 혼인제도를 개인의 자유와 선택이라는 관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비혼 인구가 증가하고 핵가족을 벗어난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생겨나는 현시점에서 비혼, 비혼동거, 비혼동거 출산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비혼동거 가구에 대한 제도적 지원의 방향성을 모색하고자 한다.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 팀은 지난 1월 7~10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결혼하지 않고 사는 것, 긍정적이다" 49%, 20대 여성은 80%나 긍정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0년 사회지표,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6월 발표한 결혼인식조사(https://hrcopinion.co.kr/archives/18452) 등 최근 주요 조사 결과를 종합해 보면 40대 이하, 그리고 여성을 중심으로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굳어지고 있음이 확인된다. 이번 조사에서는 전체 응답자의 49%가 결혼하지 않고 사는 것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여성의 60%, 40대 이하 응답자에서는 60% 이상이 결혼하지 않고 사는 것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20대에서는 남녀의 인식차가 특히 두드러졌는데, 20대 여성은 80%가, 남성은 46%만이 결혼하지 않고 사는 것에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결혼을 전제 및 전제하지 않는 동거에 대해


결혼 전제 동거는 70%가 긍정적, 결혼 전제 없는 동거는 43%만 긍정

결혼을 전제로 남녀가 함께 사는 것에 대해 10명 중 7명(70%)이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그런데 결혼 전제조건 없이, 결혼을 하지 않은 남녀가 함께 사는 것에 대해 물었을 땐 43%만이 긍정적이라고 답해 차이를 보였다. 결혼하지 않고 사는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던 20대와 30대에서는 60% 이상이, 40대에서는 50%가 결혼하지 않은 남녀의 동거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으나, 50대 이상에서는 절반 이상이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결혼에 대해서는 남녀 차이가 확연했으나, 결혼을 전제하지 않은 동거에 대해서는 남녀 간 차이가 크지 않았다. 20대 남성(61%)과 여성(63%), 30대 남성(58%)과 여성(62%) 모두 60% 정도가 결혼을 전제하지 않은 동거를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


비혼동거 출산에 대해


아직 우리 사회에서는 법적으로 가족관계를 이룬 다음 자녀를 갖는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결혼하지 않고 함께 사는 남녀가 아이를 출산하는 것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60%는 부정적이라고 답했고, 28%만이 긍정적이라고 응답했다. 남녀 모두 과반이 부정적이라고 답했는데, 특히 여성(64%)이 남성(56%)보다 비혼동거 출산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여성이 임신부터 출산까지 일련의 과정을 직접 겪는 주체로 비혼동거 출산의 어려움을 더욱 크게 겪을 수 있기 때문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결혼 전제 없는 동거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이 우세했던 20대와 30대에서도 결혼하지 않고 함께 사는 남녀의 아이 출산에 대해서는 긍정 응답이 각각 33%, 27%에 머물렀다.

비혼동거 형태를 가족으로 볼 수 있나


"혼인신고 않고 사는 남녀, 가족 아니다"는 응답 절반 넘어

40대 이하를 중심으로 결혼을 선택으로 받아들이며, 결혼 전제 없이 남녀가 함께 사는 것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이 기존 가족 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까지 나아가지는 않아 보인다. 자녀 출산이 가족관계라는 법적 테두리 안에서 인식되는 것처럼, 가족관계 역시 혼인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성립된다는 인식이 우세하였다. 비혈연 관계의 남녀가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함께 사는 경우 이를 가족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는데, 절반이 넘는 54%의 응답자가 그렇지 않다고 답해 그렇다는 응답(39%)보다 높았다. 결혼 전제 없는 동거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이 우세했던 20대와 30대도 각각 46%, 41%만이 혼인신고 없이 함께 사는 남녀를 가족으로 본다고 답했다.

비혼동거 남녀의 법적 가족관계 등록, 찬반 의견 대립

2021년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비혼동거 실태조사에 따르면, 동거로 인한 불편함으로 법적 보호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 주거지원제도 이용 어려움, 출산 및 육아휴직 사용 어려움 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법적 혼인상태가 아니므로 제도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결혼하지 않은 상태로 같이 사는 사람들에게 법적 가족과 유사한 선상에서 제도를 보장해줘야 할까?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결혼하지 않고 함께 사는 남녀를 법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가족관계로 등록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법적 가족관계 등록에 동의한다는 응답은 47%,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4%로 찬반 의견이 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에서만 법적 가족관계 등록에 동의한다는 응답이 55%로 과반을 넘겼을 뿐, 나머지 연령대에서는 동의한다는 응답과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팽팽히 맞섰다.

비혼동거 남녀의 법적 권한 보장에 대해


비혼동거 남녀의 법적 권한 보장에 대해서는 찬성 의견 높아

흥미로운 점은, 법적 가족관계 등록과는 달리 보호자로서의 권한, 부모로서의 지위 인정 등 법적 권한을 보장해 주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 의견이 높았다는 점이다. 동거관계에서 태어난 자녀에 대한 부모로서의 지위 인정(동의 69%), 수술동의·가족면회·장례 등에서의 법적 보호자 권한 보장(동의 60%), 육아휴직·배우자 출산휴가 등 육아지원(동의 58%), 난임수술비 지원 등 임신·출산 지원(동의 54%)에 찬성하는 응답이 과반이었다. 최근의 부동산 문제를 반영하듯, 주택 청약·주거비 대출 등 주거지원에 대해서만 동의한다는 응답이 39%로 낮았다.

비혼동거 남녀의 법적 권한 보장, 저출산, 저혼인 대책의 하나로 접근해야

저출산 대책의 관점에서 비혼동거 남녀의 법적 권한 보장을 논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결혼과 동거의 중간 형태인 시민연대계약(PACS)제도를 도입하여 동거계약 체결을 통해 일정의 의무를 부여하고 사회경제적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또한, 비혼출산을 법적으로 인정함에 따라서 비혼출산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감소하였으며, 이를 통해 출산율을 높이기도 하였다. 이 외에도 혼외 출산율이 높은 스웨덴,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에서 출산율이 높은 편이다. 이는 혼인 여부와 상관없이 아동 및 육아를 지원하는 환경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한국의 2020년 합계 출산율은 0.84명으로 최저치를 기록하며, OECD 회원국에서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법적 권한 보장은 비혼동거 남녀와 자녀의 제도적 사각지대를 보완할 뿐만 아니라, 저출산 해결의 새로운 대안 중 하나로 고려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혼인·이혼통계'에 따르면 조혼인율(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은 4.2건으로 1970년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 33.2세, 여자 30.8세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결혼이 점차 줄어들고, 결혼 시기는 지연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비혼동거와 비혼동거 출산을 부정적으로만 인식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가족 중 하나로 받아들이고 이들에 대한 제도적 지원을 고민하고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어 보인다.

김혜지 한국리서치 여론본부 연구원

박종선 한국리서치 여론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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