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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러시아 두둔한 中에 '견제구'… "우크라 긴장완화 독려했어야"

입력
2022.02.05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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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있는 강대국 모습 보여야" 지적도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일인 4일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 조어대 국빈관에서 자국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일인 4일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 조어대 국빈관에서 자국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러시아와 중국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고리로 밀착 행보를 이어가자 미국이 바짝 경계하고 있다. 특히 중국이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동진 반대’ 등 러시아의 입장을 두둔하자 곧바로 “책임 있는 강대국의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고 경고를 날리는 등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분위기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베이징에서 열린 중ㆍ러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회담 자리는) 중국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에서 외교와 긴장 완화를 추구하도록 독려하는 기회가 됐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게 바로 책임 있는 강대국으로부터 전 세계가 기대하는 것”이라고도 꼬집었다.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 직후 내놓은 공동성명에서 “중국은 러시아가 제기한 장기적이고 법률적 구속력이 있는 유럽 안전보장 제안을 이해하고 지지한다”며 러시아를 옹호했다.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를 놓고 미국 등 서방과 일촉즉발의 갈등 상황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다. 결국 크리튼브링크 차관보의 이날 발언은, 이런 중국을 향해 “긴장 완화를 독려하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더 부추기느냐”는 취지의 비난인 셈이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중국이 못 본 척한다면, 그것이 유럽 안보를 해치고 세계 평화와 경제 안정을 위협하더라도 중국이 이를 묵인하거나 우크라이나를 강압하려는 러시아의 시도를 암묵적으로 지지할 용의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불행히도 우린 이전에 이런 것을 봤다. 러시아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동안 조지아를 침략했다”고 상기시켰다.

러시아는 베이징 하계올림픽 개막일이던 2008년 8월 8일 나토 가입 등을 놓고 갈등을 빚던 조지아를 상대로 대규모 군사작전을 벌인 바 있다. 미국이 올림픽 기간이라고 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떨치지 못하는 이유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 역시 “유럽에서의 불안정을 초래하는 충돌은 전 세계에서 중국의 이익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견제구를 던졌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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