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전파되고 있는 가운데 29일부터 5일간의 설 연휴가 시작된다. 코로나 유입 이후 네 번째 맞는 명절 연휴이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연휴는 코로나의 마지막 고비를 넘을 수 있느냐를 좌우할 중대한 시기로 본다. 오미크론 유행의 폭증시기와 인구 대이동이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이번 설 연휴 이동량이 지난해 설보다 17.4%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난해 추석 이후 확진자가 38% 이상 늘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설 연휴 이후 확진자 폭증은 불 보듯 뻔하다. 28일 나흘째 역대 최대 규모인 1만6,096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앞으로 두 달간은 이 같은 확산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다만 오미크론은 전파는 빠르지만 치명률은 델타 변이의 5분의 1 수준이라는 점이 다행이다. 국립중앙의료원에 따르면 국내 오미크론 확진자 중 47.5%가 무증상이었다. 정부가 방역정책 목표를 고위험군 중점 관리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이동 자제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20%로 아직까지 의료체계는 안정적이지만 확진자가 늘어나면 중환자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오미크론의 파도를 넘을 때까지 이동을 자제하고 차분히 설 연휴를 보내는 게 바람직하다.
정부는 대량 확진의 상시화에 대비해 설 연휴 기간 중 대응태세를 완비하기 바란다. 방역당국은 연휴 직후인 다음 달 3일부터 전국의 병원급,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코로나 검사를 하고 경구용 치료제를 처방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오미크론 대유행에 따라 의료체계를 전환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제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호흡기클리닉을 포함한 동네 병·의원 1,000개소 참여 유도 계획도 실제 얼마나 참여할지 자신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충분한 보상 제공과 의료계와의 협업으로 오미크론 대응의료체계를 안착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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