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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8500명 추가 병력 vs 러, 함정 160척 훈련…우크라이나 긴장 고조

입력
2022.01.25 16:11
수정
2022.01.25 22:41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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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갈등...미러 군사력 대결 치달아
바이든, 유럽 정상과 우크라이나 현안 논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24일 러시아군 탱크가 열차에 실려 이웃 국가 벨라루스의 한 역에 도착하고 있다. 벨라루스=타스 연합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24일 러시아군 탱크가 열차에 실려 이웃 국가 벨라루스의 한 역에 도착하고 있다. 벨라루스=타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이 일촉즉발의 군사력 증강 대결로 치닫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와 맞닿은 동유럽에 8,500명의 추가 병력을 배치할 준비에 돌입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유럽 주요 정상과 화상회의를 열고 ‘단일대오’를 꾸렸다. 반면 러시아는 함정 160척을 동원한 해군 훈련에 나서고 벨라루스에 병력을 증강 배치하며 맞섰다. 양측이 ‘강 대 강’ 군사충돌 수렁에 빨려드는 분위기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신속대응군(NRF) 병력 지원을 위해 미군 부대에 배치 준비 강화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실제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면 나토 NRF가 가동되고 미군도 즉각 병력을 보낼 준비를 하겠다는 의미다.

이날 지시는 미군의 위기 지역 배치 준비 기간을 10일에서 5일로 당긴 것이다. 전쟁 상황에 더 신속하게 대응하는 차원이다. NRF는 4만 명의 다국적 육해공 특수부대로 구성돼 있다.

커비 대변인은 “(오스틴) 장관이 준비 강화를 지시한 병력은 총 8,500명 정도”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긴장 고조에 따라 기존 유럽 내 미군을 나토 동쪽으로 이동시키는 것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 파견 병력은 구소련 국가이자 나토 회원국인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에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나토의 동부전선이자 러시아와 맞닿은 회원국에 전력을 추가해 러시아를 우회적으로 압박하는 차원이다.

미국은 또 나토가 지중해에서 실시하는 '넵튠 스트라이크 22' 훈련에 항공모함 해리 트루먼호 타격단을 동참시켰다. 러시아 견제 차원이다. 냉전 종식 후 나토가 미군 항모를 지휘하는 것은 처음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 워싱턴 백악관 상황실에서 유럽 지도자들과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는 화상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 워싱턴 백악관 상황실에서 유럽 지도자들과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는 화상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공동전선도 강화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 정상 및 유럽연합(EU)ㆍ나토 최고위층과 80분간 화상회의를 하고 “모든 유럽 지도자들과 완전한 만장일치를 이뤘다”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나토 동쪽 진영에 대한 안보 강화는 물론 심각한 경제적 대가와 엄청난 (군사적) 결과를 가할 준비 등 러시아 침공 저지를 위한 공동의 노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예고했던 해군 훈련을 시작하면서 긴장 수위를 끌어올렸다. 러시아 해군은 이날 아일랜드에서 140㎞ 떨어진 남서부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실탄 사격 훈련을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또 발트해 해상 훈련을 위해 초계함 2척이 출항한 사실을 공개한 데 이어 20척의 발트함대 소속 함정을 훈련 해역으로 보냈다.

이번 훈련은 2월까지 동해를 비롯한 태평양, 대서양, 지중해, 발트해 등에서 함정 160척과 군용기 등을 동원해 실시하겠다고 예고했던 지난 20일 발표 이행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인근 흑해로 러시아의 해군력을 집결시키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북쪽 벨라루스에는 다음 달 합동훈련을 앞두고 러시아군 병력이 계속 도착하고 있다.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러시아군 탱크와 장비를 실은 열차가 러시아 남부와 벨라루스를 횡단하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주 벨라루스에 Su-35 수호이 전투기 12대와 S-400 방공미사일 2개 대대를 파견하겠다고 발표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물론 여전히 외교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독일, 프랑스 등 ‘민스크협정’ 4개국 정상 외교정책보좌관들이 26일 만나 타협 지점을 모색할 예정이다. 백악관은 화상회의 후 “(미국과 유럽) 정상들은 현재의 긴장 상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공동의 열망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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