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미국 등 대사관 인력 철수에 “지나친 경계”

입력
2022.01.25 09:19
수정
2022.01.25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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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어 영국, 호주, 독일 등 대사관 직원 일부 철수
우크라 측 "대사관 정상 근무" "가짜 뉴스 확산 우려"


러시아와 접경지역인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에서 시민들이 24일 거리를 지나고 있다. 도네츠크=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와 접경지역인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에서 시민들이 24일 거리를 지나고 있다. 도네츠크=로이터 연합뉴스

미국과 영국 등 서방국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를 이유로 키예프 주재 대사관 인력을 잇따라 철수시키자 우크라이나 정부가 “시기상조”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외교 인력 철수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위기를 확대하고 있다는 우려인데, 호주, 독일 등도 대사관 인력 일부를 철수하기 시작하는 등 유사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올렉 니콜렌코 우크라이나 외부무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자국 외교관들을 보호하려는 외국의 권리를 인정하지만 그러한 미국 측의 결정은 시기상조이며 지나친 경계의 표출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니콜렌코 대변인은 최근 들어 우크라이나 안보 상황의 급격한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고, 러시아 측의 위협은 2014년 이후 지속돼 왔으며,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으로의 러시아 군대 집결도 지난해 4월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 국무부의 결정은 모든 미국 대사관 직원들이 지금 우크라이나에서 출국한다는 의미는 아니며 대사관은 정상적으로 임무를 계속한다”면서 “대사관 직원들은 원하면 출국할 수 있는 허가를 받은 것으로, 그들의 출국이 의무 사항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외교사절의 출국이 러시아의 침공이 임박했다는 위기 신호로 비쳐지고, 경제적 혼란과 사회적 동요로 연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니콜렌코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와 국제 미디어 공간에서 우크라이나인들과 외국인들에게 공황을 불러일으키고, 사업가들을 놀라게 하며, 우크라이나의 경제·금융 안정성을 훼손하기 위한 다량의 허위정보와 정보조작, 가짜뉴스 등이 확산하고 있다"며 평정을 호소했다.

앞서 미 국무부는 전날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 직원 가족에 철수 명령을 내리고, 비필수 인력에 대해선 자발적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출국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밝혔다. 미국에 이어 영국 외무부도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 비필수 인력과 직원 가족에 철수 명령을 내렸으며, 독일과 호주도 자국의 대사관 인력 일부를 철수하기 시작했다.

한국 정부는 아직 키예프 주재 대사관 직원 및 가족 철수나 현지 교민 대피 등의 구체적인 결정은 내리지 않았다.

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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