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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구원투수로 나선 남궁훈... 신뢰 회복·메타버스 '두 마리 토끼' 다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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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 내몰린 카카오를 구할 구원투수로 남궁훈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낙점됐다. 그동안 보여준 성과에서부터 사업 추진력과 국내 정보기술(IT) 업계의 상징성까지 고려한 끝에 꺼내든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히든카드로 보인다. 특히 25년 이상, 김 의장과 각별한 관계로 쌓여진 인간적인 신뢰도가 창사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한 카카오를 다시 정상 궤도에 진입시킬 맞춤형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는 20일 열린 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남궁훈 단독대표 내정자를 보고했다고 밝혔다. 남궁 내정자는 3월로 예정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공식 대표로 선임될 예정이다.
이로써 카카오는 현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 체제에서 남궁훈 단독대표로 전환한다. 공동대표로 연임 예정이었던 여민수 대표는 최근 카카오페이 '먹튀 논란' 등의 책임을 지고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의 센터장은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로 변경된다.
남궁 내정자는 사실 김 의장의 오랜 '복심'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남궁 내정자가 카카오의 미래를 지휘할 적임자라는 데 이견은 없지만, 이번 선임 배경엔 역시 남궁 내정자의 사업 역량과 추진력에 더해진 김 의장의 두터운 인간적인 신뢰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일단 두 사람의 인연이 남다르다. 1997년 삼성SDS에서 직장 선후배로 만나 첫 인연을 맺었다. 이듬해 김 의장이 퇴사 후 한양대 인근에 개업한 컴퓨터(PC)방으로 가장 먼저 달려온 이들 중의 하나가 남궁 내정자다. 당시 전국 PC방을 돌면서 소위 '영업'을 뛴 게 남궁 내정자였다. 두 사람의 이런 인연은 이후 현재 국내 대표적인 온라인 게임포털로 올라선 한게임을 창업하게 된 계기로 자리한다.
카카오에서도 남궁 내정자는 초기 멤버는 아니었지만 성과 측면에서 공신 중 핵심으로 손꼽힌다. 카카오게임즈를 '3N(엔씨소프트·넥슨·넷마블)'을 위협할 정도의 규모로 성장시킨 인물이 바로 남궁 내정자다. '검은사막'과 '배틀그라운드' 퍼블리싱, 자체 개발한 모바일 게임 '오딘'의 흥행으로 기업공개(IPO)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
IT 업계 내부에서도 남궁 내정자에 대한 평가는 상당하다. 남궁 내정자는 2013년부터 게임업계 종사자의 근무 여건 개선을 위한 '게임인재단'의 이사장을 맡아 현재까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최근 카카오 사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차기 대표 선호도 조사에서도 1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함께 근무한 경험이 있는 인사들 사이에서는 남궁 내정자에 대한 신뢰가 높다"며 "인간적인 매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귀띔했다. 남궁 내정자는 최근 평택 공사장 화재로 순직한 소방관 유가족을 위해 3억 원 상당을 기부하기도 했다. 플랫폼 독과점 논란에 이어 최근 카카오페이 사태까지 시민사회의 신뢰를 잃은 카카오에 적합한 인물이라는 게 중론이다.
남궁 내정자는 카카오가 '국내용' 기업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3차원(3D) 가상세계인 '메타버스' 시대의 글로벌 신사업을 추진할 적임자로 평가된다.
남궁 내정자는 NHN, 위메이드 등을 거치면서 이미 국내에선 검증된 온라인 게임전문가로 통한다. 메타버스는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D 가상세계로, 게임의 경우 메타버스를 구현하는 데 선두에 선 산업으로 지목된다. 그가 대표를 맡고 있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도 카카오그룹 내부에서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메타버스 등 회사의 미래 성장동력을 찾는 조직이었다.
단독대표 체제 전환은 향후 남궁 내정자 중심의 공격적인 사업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카카오는 단독대표 체제에서 '성장', 공동대표 체제에서 '안정'의 기조를 나타냈는데, 향후 메타버스 중심의 사업 개편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남궁 내정자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카카오가 10살이 조금 넘었다"며 "너무 갑작스럽게 성장해 외형에 비해 튼튼한 내실을 갖추지 못한 것 같다"는 소회를 전했다. 이어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지만 메타버스를 통해 새로운 땅을 발견하는데 집중하겠다"며 "세계 시장으로 확장하고, 국민께 사랑받으며 성장하는 카카오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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