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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선대위 전면 개편... 후보 역량이 더 중요

입력
2022.01.04 04:30
27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3일 갑작스럽게 일정을 취소하고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로 들어오고 있다. 오대근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3일 갑작스럽게 일정을 취소하고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로 들어오고 있다. 오대근 기자

각 언론사 신년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급락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윤 후보와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렸다. 윤 후보는 3일 공식 일정을 중단했고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제외한 선대위 지도부 모두가 후보에게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지금 일반 국민의 여론이 너무나도 선대위에 압박을 가하는 상황"이라며 선대위 전면 개편을 예고했다. 윤 후보로선 원점에서 선대위를 재구성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위기감 속에서 진보진영 페미니스트로 활동하다 윤 후보 선대위에 전격 합류했던 신지예 새시대준비위 수석부위원장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신씨 영입은 2030세대 여성층 확장 차원에서 이뤄졌으나 페미니즘에 거부감이 강한 2030세대 남성들의 반발을 불러 당내 마찰이 적지 않았다. 신씨 영입은 결국 2주 만에 없던 일이 됐으나 윤 후보 측 선거 전략의 난맥상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윤 후보는 정권교체론을 등에 업고 야권 대선후보에 올랐으나 지금껏 보여준 것은 반문 깃발 외에는 말실수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리 정권심판을 부각시킨들 뚜렷한 국정 청사진이나 정책 노선이 없으면 공허한 증오감에 불과해 대안 세력으로 인정받기 어렵다. 윤 후보는 “생각이 달라도 정권교체에 동의하면 함께해야 한다”면서 사람들을 끌어모았으나, 되레 권력을 위해 모인 잡탕으로 인식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윤 후보 선대위에서 정책이 아니라 자리를 두고 잡음이 그치지 않았던 것도 비전과 노선의 실종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윤 후보가 정권교체를 원한다면 스스로 대안적 수권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이제 와서 선대위 조직만 개편한다고 해서 지지율이 반등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김종인 위원장은 후보의 말실수를 의식해 “선대위가 해준 대로 연기해달라”고 말했으나, 후보의 역량 부족을 자인한 것처럼 보여 한심하기 짝이 없다. 국민들에게 연기하는 후보를 뽑아달라는 게 선대위가 할 소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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