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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석탄 금수, 돌발적 공급망 리스크 대비해야

입력
2022.01.04 04:30
27면

중국석탄 선물가격

중국석탄 선물가격

우리나라가 연간 2,300만 톤 안팎의 석탄을 수입하는 인도네시아가 새해부터 석탄 해외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나서 파장이 우려된다. 인도네시아전력공사가 내수 석탄 구매 가격을 톤당 70달러밖에 안 쳐주자 업체들이 값이 더 높은 수출을 선호하면서 자국 내 석탄이 부족해진 게 배경이다. 인도네시아는 20개 화력발전소가 가동되지 못해 블랙아웃(대정전)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일단 우리 정부는 국내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일 에너지·자원 수급관리TF 긴급회의에서 1월 국내 수입 예정 물량의 55%는 이미 선적이 된 상태라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국내로 수입된 석탄 중 인도네시아산 비중(20%)도 호주산(49%)보다는 작다.

하지만 인도네시아가 수출을 위해 선적된 석탄도 국내 발전소로 먼저 보낼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안심하기 이르다. 더구나 세계 최대 열탄 수출국인 인도네시아의 수출 금지는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을 촉발할 가능성이 크다. 1월은 북반구에서 난방 수요가 가장 높은 때다. 최근엔 북극 한파도 기승이다. 국가 간 석탄 확보 경쟁이 심해질 경우 원유나 천연가스 등 전체 에너지 가격이 요동칠 수 있다.

사실 인도네시아산 석탄 수요가 커진 건 중국이 미중 충돌 속에서 호주산 석탄의 대체재를 인도네시아에서 찾은 데에 기인한다. 인도네시아산 석탄 수입까지 막히면 지난해처럼 중국의 전력난이 재연될 공산이 크고, 글로벌 공급망도 또다시 마비될 수밖에 없다. 수출의 25%가 중국으로 향하는 한국도 충격을 피하기 힘들다.

갑작스러운 인도네시아의 석탄 수출 금지는 올해도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과 공급망 리스크가 언제든 돌출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전기요금 등 민생과 물가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제2의 요소수 사태를 막기 위해선 국제 공급망 상황을 점검하면서 수입선 다변화 등의 대비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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