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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네거티브· 색깔론으로 지지율 만회할 수 있나

입력
2021.12.31 04:30
27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0일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 선대위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0일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 선대위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문재인 정부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싸잡아 원색적으로 비난하면서 대선 정국이 더욱 혼탁해지고 있다. 윤 후보로선 최근 주춤해진 정권심판론의 불씨를 지펴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정책 경쟁은 뒷전으로 밀리고 진흙탕 싸움만 가열될 게 뻔하다. 구태 색깔론까지 들먹이는 이런 전략이 국정 비전과 정책을 알고 싶어하는 중도 부동층의 유권자들에게 얼마나 통할지 의문이다.

윤 후보는 29일 보수 텃밭인 경북 지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현 정부에 대해 “무식한 3류 바보들을 데려다 나라를 망쳐놨다” “대선도 필요 없고 곱게 정권 내놓고 물러나는 게 정답이다” 등의 격한 비난을 쏟아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확정적 중범죄자’라고 비난했던 그는 이 후보와의 토론에 대해서도 “이런 사람과 토론을 해야 하나. 어이없고 정말 같잖다”고 말했다. 또 집권세력을 겨냥해 좌익이념과 북한 주사이론을 배워 민주화 투사처럼 행세한다는 취지로 비난하면서 “이 나라를 사회주의로 끌고 가려고 하는 것인지”라며 색깔론도 동원했다.

이런 험하고 거친 발언들은 윤 후보가 최근의 지지율 하락으로 비상이 걸린 상황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정권과의 대결 구도를 강화하는 것은 야권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전형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스윙보터 성격이 강해진 MZ세대와 중도층에는 이런 공세가 오히려 비호감도를 더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윤 후보는 정권심판 여론만 모아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여길지 모르나, 후보의 역량과 국정 비전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민심은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 최근 정권심판론 자체가 줄어든 것도 윤 후보나 국민의힘이 대안 세력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으로 봐야 한다. 그런데도 거친 말로 지지층을 자극하면 정권심판론이 다시 점화될 것이라고 착각한다면 국민 수준을 무시하고 한국 정치 문화를 후퇴시키는 퇴행에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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