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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아보기 연구소] 캡틴 아메리카가 사라진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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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으로 여러 슈퍼히어로가 퇴장했다. 캡틴 아메리카, 스티브 로저스(크리스 에번스)도 그중 한 명이다. 스티브는 캡틴 아메리카의 상징인 방패를 팔콘, 샘 윌슨(앤서니 매키)에게 물려줬다. 샘이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가 되라는 의미였다. 이후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팔콘과 윈터솔져’는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이야기를 그린다.
팔콘은 악당들의 악행을 막으며 여전히 맹활약한다. 하지만 그는 방패를 지니고 다니진 않는다. 캡틴 아메리카의 위업을 이어받을 수 있는 인물인지 스스로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다. 팔콘은 방패를 캡틴 아메리카 기념관에 기증한다. 스티브의 업적을 기리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스티브의 절친한 친구였던 윈터 솔져, 버키 반즈(서배스천 스탠)는 팔콘의 행동이 못마땅하다. 친구의 의사를 왜곡했다고 본다.
급기야 미국 정부는 새 캡틴 아메리카를 지정한다. 전쟁 영웅 존 워커(와이어트 러셀)다. 팔콘은 씁쓸하다. 자신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스티브의 유지와는 반대로 백인이 새 캡틴 아메리카가 된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세계 곳곳이 혼란스럽다. 지구인 절반이 사라졌다가 5년 만에 모두 돌아오면서 여러 갈등이 빚어진다. 돌아온 사람들을 위해 집과 땅 등을 모두 돌려줘야 한다. 환대 받던 난민들은 다시 설 곳을 잃는다. 플래그 스매셔라는 비밀조직이 모든 것을 5년 전으로 되돌리려는 각국 정부의 움직임을 분쇄하려 한다. 플래그 스매셔의 리더는 젊은 여성 샤론 카터(에밀리 반캠프)다. 샤론과 부하들은 어찌된 일인지 괴력을 지니고 있다.
팔콘과 버키는 샤론 일당을 추적한다. 한편으로는 그들이 괴력을 발휘하게 된 비밀을 쫓는다. 존 워커 역시 샤론 일당 체포에 나선다. 팔콘과 버키는 존을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거리며 무시한다. 존은 그럴수록 캡틴 아메리카로 인정받고 싶어 안달한다.
대립하던 팔콘과 버키는 샤론 일당을 쫓으며 친밀해진다. 감춰진 흑인 병사의 역사를 알게 되기도 한다. 버키는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살인을 저질러야 했던 과거 후유증에서 조금씩 벗어난다. 팔콘은 사건들을 해결해 가며 진정한 캡틴 아메리카가 되어 간다(조카들이 '엉클샘'이라고 부르는 장면은 상징적이다). 버키는 그런 팔콘에게서 옛 친구 스티브와 나눴던 우정을 되새긴다. 난마같이 얽혔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던 건 팔콘의 포용력이다. 그는 주변사람들의 언행을 최대한 이해하려 하고, 완력보다 대화를 앞세운다.
MCU(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ㆍ마블 캐릭터들로 구축한 독자적인 세계) 4기에 해당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전 마블 영화들, 특히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안 봤다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꽤 있다. 영화 못지않게 화려한 액션, 촘촘한 이야기 전개가 눈길을 끈다. 스티브는 팔콘을 캡틴 아메리카 후계자로 낙점했는데, 팔콘은 이를 거리낌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흑인 캡틴 아메리카에 대해 대중은 또 어떻게 생각할까, 버키와의 관계는 또 어떤 식으로 전개될까 등 마블 영화 팬이라면 가질만한 의문을 에너지 삼아 이야기를 전진시킨다. 팔콘이 사건을 해결해 가며 캡틴 아메리카의 정체성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화면 밖 현실을 환기시킨다. 논쟁거리인 난민 문제를 포개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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