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선후보들의 다주택 양도세 중과유예 공약이 매물 잠김 부작용을 되레 키우고 있다. 불확실한 공약이 시장 작동을 방해해 집값 정상화 흐름을 방해하고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지난해 7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율을 10%포인트 올리는 ‘7ㆍ10 대책’을 발표하면서 11개월의 적용 유예기간을 뒀다. 하지만 유예기간 동안 기대한 만큼 매물은 나오지 않은 가운데, 지난 6월부터 중과세율이 적용되자 다주택자 매물이 아예 잠겼다는 게 후보들의 인식이다.
다주택 양도세 중과에 따라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 3주택 이상자의 양도세 중과세율(지방세 포함)은 82.5%에 달한다. 안 그래도 증여 등을 택했던 다주택자들로선 매물을 내놓을 이유가 더 줄어든 셈이다. 그러자 윤 후보는 지난 23일 양도세 중과를 2년간 유예하겠다는 공약을 냈고, 이 후보는 즉각 1년 유예조치를 거론했으나, 당정이 반대하자 당선 후 유예조치 추진을 공약하고 있다.
정부는 집값 상승세가 꺾이면 다주택자도 양도세 중과를 감당하고라도 매물을 출회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누가 당선돼도 양도세 중과유예가 또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기자 아예 매물이 잠기고 있다. 실제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는 27일 기준 338건으로 지난해 12월 7,545건의 5%에도 못 미칠 정도로 거래 빙하기를 맞고 있다. 대출 규제 등의 영향도 있지만, 다주택 양도세 중과유예 공약 탓도 크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내년 대선 때까지 이런 상황이 지속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후보들은 ‘눈치 보기’가 이어지지 않도록, 다주택 양도세 중과 정책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내야 한다. 결국 중과 정책을 포기하겠다는 건지, 일시 유예 후 더욱 강력하게 실행하겠다는 건지를 확실히 하라는 얘기다. 정부도 이젠 정책 일관성만 고집할 상황이 아니다. 피할 수 없다면 조속한 2차 중과 유예조치를 통해 거래 활성화를 꾀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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