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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내분과 말실수 논란, 윤석열 리더십의 위기다

입력
2021.12.24 04:30
27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3일 전남 광양 여수광양항만공사를 방문해 컨테이너부두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3일 전남 광양 여수광양항만공사를 방문해 컨테이너부두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가 안팎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이준석 대표의 선대위 이탈 이후 난맥상이 표면화하고 있으나 위기의 핵심은 윤 후보가 정권교체 깃발만 들고 몸집 키우기에만 급급할 뿐 대안적인 비전과 수권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21일 상임선대위원장에서 물러난 이 대표는 여러 인터뷰에서 선대위 지휘 체계가 무너져 있고, 조직에도 없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 호가호위하고 있다는 취지의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윤 후보 측으로선 이 대표가 내부 총질을 하고 있다는 불만이 적지 않겠지만 이 대표 말대로 벌써부터 후보의 눈과 귀를 가리는 측근 정치가 활개친다면 정권교체를 한들 무슨 소용인가. 더군다나 리더가 쓴소리 대신 입에 발린 소리만 들으려 할 때 측근 정치 논란이 불거지는 점을 고려하면 윤 후보의 리더십과도 직결돼 있다. 윤 후보가 이 대표의 경고를 흘려들어선 안 되는 이유다.

윤 후보는 또 전날 잇단 말실수로 가뜩이나 어수선한 분위기에 스스로 기름을 부었다. 자유를 누리기 위해선 경제와 교육 기반이 갖춰져야 한다는 취지였으나 “극빈 생활을 하고 배운 것이 없는 사람은 자유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윤 후보의 말 자체는 문제 소지가 다분하다. 진의가 왜곡됐다고 할 게 아니라 가난한 사람을 수동적이고 수혜적 존재로만 보는 게 아닌지 성찰해야 한다. 아울러 대학생 간담회에서 나온 ‘구직 앱’ 발언은 세상 물정이나 시대 변화를 모르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도 변명할 여지가 없을 정도다.

이런 내홍이나 말실수가 도드라지는 것은 윤 후보가 그간 ‘정권교체론’ 외에 국민의 삶을 개선시킬 어떤 정책적 비전을 보여준 게 없기 때문이다. 자주 강조하는 자유민주주의도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대 명분으로만 제시될 뿐 민생과 관련된 구체성은 결여돼 있다. 원점에서 선거 전략을 다듬고 대안을 내놓지 않으면 위기의 본질이 바뀌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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