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코로나 2년, 안전=건강 인식...바이러스·사이버범죄 향후 최대 위협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평소 안전에 대해 얼마나 생각하면서 살고 있을까? 수시로 생각하고 사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안전에 위협이 될 만한 특별한 일이 있거나, 본인이나 주변에 별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안전에 대해 생각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하지만 안전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의 생명과 직결되어 있는 가장 기본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더욱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그리고 모두가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 팀은 지난 11월 12~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안전에 대한 인식을 점검해 보았다.
우리들은 안전 하면 무엇을 떠올릴까? 본 조사에서는 안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그리고 그 이미지가 긍정적인 것인지 부정적인 것인지를 물었다. 응답자들이 가장 많이 응답한 것은 ‘건강’으로 21%를 차지했으며, 이어서 ‘사건사고 관련’(18%), ‘코로나19·질병 관련’(17%), ‘안전수칙’(17%), ‘가정·가족’(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우리를 거의 2년 동안이나 괴롭혀온 코로나19는 건강에 관한 우려를 갖게 만들었으며 이에 따라 ‘건강=안전’이라는 반사적인 인식을 갖게 한 것이 주요 원인일 것이다. 안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중 세 번째로 코로나19나 질병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두 번째로 많이 응답한 사건사고와 관련한 내용은 뉴스를 통해서 본, 혹은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고 있는 사건이나 사고에 대한 우려가 안전과 관련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안전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린 사람 중 55%가 사건사고 관련 내용을 답해 가장 많았다.
현재 스스로가 안전하다고 인식하는지, 향후에는 어떠할 것인지를 물어보았다. 먼저 평소 생활에서 본인 스스로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는 응답자는 전체의 23%였고, 77%는 안전한 편이라고 답했다. 향후 10년 뒤를 예상했을 때, 전체 응답자의 45%는 지금보다 더 안전해질 것이라고 답했고, 36%는 지금과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지금보다 더 안전하지 않을 것 같다고 비관적으로 전망한 응답자는 전체의 12%였다.
종합해 보면, 현재도 안전하고 10년 뒤에도 지금과 별 차이 없거나 더 안전해질 것이라고 답한 ‘안전낙관층’은 전체의 64%였다. 현재는 안전하지 않지만, 10년 뒤에는 더 안전해질 것으로 기대하는 ‘안전기대층’은 전체의 6%였다. 반면 현재도 안전하지 않고 10년 뒤에도 지금과 별 차이 없거나 더 나빠질 것이라고 답한 ‘안전위기층’은 전체의 16%, 그리고 현재는 안전하나 10년 뒤에는 지금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고 답한 ‘안전비관층’은 전체의 7%였다. 전체 응답자의 23%가 현재, 혹은 앞으로의 안전에 불안감을 갖고 있는 것이다.
안전에 불안감을 갖고 있는 사람은 남자(18%)보다는 여자(27%)에게서 많았다.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가구소득에 따른 인식 차이이다. 가구소득이 낮은 응답자의 안전불안감이 더 높았는데, 월평균 가구소득이 300만 원 미만인 응답자 중에서는 29%가 안전에 불안감을 갖고 있었다. 월평균 가구소득이 300만~500만 원인 응답자에서는 이 비율이 24%로 낮아지고, 500만 원 이상인 응답자 중에서는 14%만이 안전에 불안감을 갖고 있었다.
저소득층은 재난과 범죄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자원과 정보, 인적 네트워크 등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때문에 정부가 촘촘히 개입해 안전망을 구축해 줄 필요가 있다. 저소득층일수록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높다는 이번 조사 결과는, 정부가 좀 더 책임감 있게 적극적으로 취약계층의 안전을 보살펴주어야 함을 보여준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안전에 취약하고 보호가 필요한 계층은 누구일까? 우리 사회에서 안전에 가장 취약한 연령대 1순위를 물었을 때, 미취학 영유아라는 응답이 30%로 가장 많았다. 이는 안전에 취약해 보호가 가장 필요한 취약계층에 대한 질문에서도 ‘미취학 영유아 및 어린이’라는 응답이 51%로 가장 높았다. 대체적으로 안전에 가장 취약하면서 보호가 필요한 계층은 미취학 영유아와 어린이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취학 영유아나 어린이를 제외하고는 노인들이 안전에 취약하면서 보호가 필요하다고 응답하였다. 노인들은 사회에서 안전에 취약한 연령대를 묻는 질문에서도 28%, 보호가 필요한 취약계층을 물었을 때도 27%로 응답하였다.
우리는 무엇으로부터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고 느끼고 있을까? 본 조사에서는 현재 우리의 안전에 위협을 주는 것과 향후 위협이 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먼저, 응답자의 79%는 현재 사이버 범죄로부터의 안전이 취약하다고 응답하였고, 이어서 학교폭력으로부터의 안전(76%), 병균이나 바이러스로부터의 안전(57%), 물리적 범죄로부터의 안전(54%)이 취약하다고 응답하였다. 이 중 물리적 범죄로부터의 안전에 대해 성별 인식 차이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물리적 범죄로부터 우리 사회가 안전하지 못하다는 인식은 여성과 남성 간 20%포인트 정도 차이가 있어서, 물리적 범죄에 대해서는 여성들의 우려가 남성들보다 상대적으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우리의 안전에 위해를 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로 두 가지를 선택해 달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63%가 병균이나 바이러스라고 답했고, 이어서 사이버 상 범죄(45%), 교통안전(23%) 등의 순이었다. 두 개의 질문을 교차분석해 보면, 현재 우리의 안전에 위협이 되며, 향후에도 중대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여기는 것은 사이버 범죄와 병균·바이러스로 나타났다. 생활 속에서 디지털 기술의 영역이 커짐에 따라 우리가 눈치채기 쉽지 않은 사이버 범죄가 점점 더 우리의 안전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인식, 현재 우리 일상생활에 가장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코로나19 등 바이러스가 앞으로도 우리의 안전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인식한 결과로 보인다.
안전과 관련해 응답자들의 대부분은 안전 관련 지침을 지키고(84%), 이용·작업 지침을 준수하고 관리자의 지시를 잘 따르며(84%), 식품이나 제품 등을 사용할 경우 유해물질 등을 확인하는 행동(71%) 등을 평소에 잘한다고 응답하였다. 본인의 안전 수칙이나 안전을 지키려는 행동 수준이 높은 것 등이 스스로 안전하다고 느끼게 하는 이유로 볼 수 있다.
향후 우리 사회 내 안전 제고를 위해서는 안전문제의 직접적인 원인이 있는 가해자나 책임자에 대한 처벌(범죄 가해자 처벌 60%, 안전사고 책임자 또는 가해자 처벌 41%), 안전 관련 시설이나 장비 확충(48%) 등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응답자들은 안전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명확하게 하고, 사건사고가 발생할 경우 그에 합당한 처벌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수가 스스로를 안전하다고 인식하고는 있었으나, 여자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안전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응답도 낮지 않았다. 여성, 어린이, 노인, 저소득층 등 안전에 취약한 사람이 체감할 수 있는 안전망 구축에 계속해서 신경을 써야 한다. 아울러 코로나19로 대표되는 바이러스, N번방과 해킹 등 사이버 범죄에 대한 대비도 철저히 해 나가야 할 것이다.
황인창 한국리서치 여론본부 부장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