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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 남긴 '마지막'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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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 서넌(Eugene Cernan, 1934~2017)은 그의 1999년 회고록 제목처럼 '달에 발자국을 남긴 마지막 인간(The Last Man on the Moon)'이다. 그는 1972년 12월 14일 '아폴로 17호' 선장으로 달 탐사에 나서 지질학자 겸 우주비행사 해리슨 슈미트와 함께 달 탐사 역사상 최장 기록인 22시간 6분간 달 표면을 걸었다.
하지만 그의 비행은 1969년 닐 암스트롱의 아폴로 11호만큼 기대로 벅찬 장도는 아니었다. 미국 정부가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예산을 뭉텅뭉텅 삭감하면서 달 탐사의 미래도 어둡던 때였다. 아폴로 17호 비행사들은 '위대한 도약'의 고양감이 아닌 마지막이 될지 모른다는 비장감으로 비행했다. 그리고 '푸른 대리석(The Blue Marble)'이라 이름 붙인 멋진 지구 사진을 촬영했다. 달에서 지구(NASA)로 보낸 마지막 메시지에서 서넌은 "오늘 미국의 도전이 인류의 미래를 주조하리라 믿는다. 우리는 왔던 것처럼 곧 달을 떠나겠지만, 모든 인류의 평화와 희망의 염원을 안고 우리는 다시 돌아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바람과 달리 이후 달 유인탐사는 전면 중단됐고, 그는 1976년 NASA를 떠나 우주탐사 자문가 겸 강연자로, 방송인으로 살았다. 그리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호소했다. "이 나라 지도자들과 청년들이 나를 달 표면을 걸은 마지막 인간으로 남겨두지 않길 바란다."
해군 항공기 조종사 출신으로 1963년 NASA에 합류한 그는 1966년 6월 '제미니 9A' 조종사로 사흘간 달 궤도를 돌며 2시간여 우주를 유영했고, 1969년 5월 아폴로 10호 선장으로 달 상공에서 아폴로 11호의 착륙지와 경로 등을 탐사했다. 그는 친구인 암스트롱에게 "우리가 달 표면까지 하얀 줄(비행운)을 그어 놓은 덕에 네가 길을 잃지 않은 것"이라고 농담하곤 했다.
그가 숨진 2017년 미국 정부는 달 유인기지 건설을 포함한 대규모 달탐사 프로젝트(Artemis Program, 2024~28)를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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