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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고한 강남·꺾이는 강북" 집값 조정 국면에 '부동산 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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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여파로 서울과 수도권, 지방 가릴 것 없이 부동산 시장이 움츠러들고 있다. 하지만 '강남4구' 등 서울 강남권 초고가 아파트는 견고하게 버티고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중저가 지역은 하락 거래가 연이어 나오는 등 지역별 양상은 제각각이다. 집값 조정 국면에서도 부동산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10%를 기록했다. 지난 9월 둘째 주(0.40%) 이후 두 달 넘게 오름폭이 줄었고 특히 강북구(0.01%)와 관악구(0.01%), 동대문구(0.02%)와 금천구(0.04%) 등 외곽지역 중저가 단지를 중심으로 둔화세가 확연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등록된 강북구 SK북한산시티 전용면적 114㎡는 지난 9월 9억8,500만 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초 8억9,900만 원까지 떨어졌다.
서울에서 집값 상승률이 가장 가팔랐던 노원구도 상승률이 0.07%까지 내려오는 등 시장이 급랭하고 있다. 노원구 상계주공3단지 전용 59㎡의 경우 올해 2월 9억 원에 팔렸지만 5월 8억 원, 지난달 7억6,000만 원으로 가격이 하락했다. 상계주공6단지 전용 58㎡는 9월 9억4,000만 원에서 한 달 만에 8,000만 원 낮은 8억6,000만 원에 손바뀜했다.
반면 용산구(0.22%), 서초구(0.19%), 강남구(0.14%), 송파구(0.14%), 강동구(0.13%) 등 초고가 단지들은 여전히 높은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상승률이 가장 고점이었던 지난 8월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주요 재건축 아파트와 초고가 아파트 단지는 전국적인 조정 국면에서도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는 최근 전용 84㎡가 신고가인 45억 원에 거래됐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는 지난달 15일 28억2,000만 원에 주인이 바뀌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직전 최고가보다 4,000만 원이 올랐다.
이런 흐름은 대출 의존도가 높은 중저가 아파트에서 규제 효과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과 무관하지 않다. 강남권의 15억 원 이상 아파트는 애초 대출이 불가능했던 탓에 현금이 많은 고액자산가 중심으로 수요가 몰렸다. 또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중과 등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부담이 커지면서 고가 단지의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노도강은 최근 1, 2년간 다른 지역보다 아파트값이 많이 올라 실수요자의 부담이 커졌고, 대출 규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양극화는 민간 통계에서 더 뚜렷이 나타난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이달 6일 기준 서초구는 일주일 사이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이 0.37% 상승했다. 세 달 전인 9월 둘째 주(0.42%) 상승률과 비교해 고작 0.05%포인트 차이다. 강동구(0.39%)는 9월(0.18%)보다 오히려 두 배 가까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노원구(0.65→0.01%)와 은평구(0.62→0.16%), 강서구(0.65→0.15%)는 상승세가 급격히 둔화됐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다주택자의 세부담이 커지면서 가격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 고가·역세권·브랜드·대단지 위주로 선호 심리가 커지고 있다"며 "한동안 양극화는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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