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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 245g의 생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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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미국 샌디에이고 샤프메리버치(Sharp Mary Birch) 병원에서 체중 245g 여아가 태어났다. 임신중독증(전자간증)을 앓던 산모의 임신 23주 차 아기 '세이비(Saybie, 애칭)'였다.
의료진은 산모의 독소 혈증 탓에 태아와 산모 모두 위험해질 수 있다고 판단, 긴급 제왕절개술로 아이를 받았다. 몸무게가 최소 400g은 되리라던 의료진 판단과 달리 신생아는 사과 하나 무게에 불과했고, 자력으론 호홉도 못하는 상태였다. 하루라도 더 아이를 품어 키우려고 중독증을 견뎠던 산모는 아이를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의사는 인공호흡기를 달더라도 '한 시간 정도밖에 못 버틸 수 있다'고 아이 아버지에게 말했다고 한다. 훗날 산모는 "그 한 시간이 두 시간이 되고, 하루가 되고, 일주일이 됐다"고, "내 생애 가장 두려웠던 나날이었고(...) 마치 임신기간이 연장된 듯했다"고 말했다.
극소조산아는 신생아 집중치료실 인큐베이터에서도 뇌출혈 등 치명적인 변수들을 맞닥뜨리는 경우가 잦아, 미국의 23주 차 조산아 생존율은 20% 정도에 불과하다. 세이비의 경우, 체구가 너무 작아 신생아용 산소호흡기 등 의료장비도 맞지 않았다. 의료진은 팩 음료수 빨대를 개조해 세이비에게 산소를 공급했다.
세이비는 강했다. 극소조산아가 겪기 쉬운 병증들도 거의 겪지 않았다. 의료진은 24시간 세이비를 돌보며 몸무게 차트를 만들어, '호흡 튜브를 뗀 날' 같은 이벤트도 기록했다. 세이비의 침대에는 'Tiny But Mighty(작지만 강한)' 같은 응원성 명찰도 달렸다. 이듬해 5월 세이비는 2.27㎏의 건강한 몸으로 퇴원했고, 의료진은 노란 술을 단 종이 사각모(학사모)를 만들어 그에게 선물했다.
아이오와대가 집계하는 '가장 작은 신생아' 리스트에 세이비는 2015년 독일의 25주 차 여아(252g)보다 작은, 최고기록 수립자로 등재됐다. 그 리스트에 오른 가장 작은 한국 아이는 2018년 24주 차 여아(302g)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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