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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발 ‘오미크론’ 상륙에 전 세계 긴장... 유럽은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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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등장에 전 세계가 떨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 우려에 세계 각국이 다시 강력한 ‘봉쇄 카드’를 꺼내 드는 분위기다.
특히 유럽이 초비상이다. 벨기에에서 가장 먼저 오미크론 감염자가 확인된 데 이어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에서도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잇따랐다. 바이러스 진원지인 아프리카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데다, 지난 7월 영국을 시작으로 봉쇄를 완화하면서 감염 노출이 커진 탓으로 풀이된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벨기에 정부는 11일 이집트에 다녀온 여성 한 명이 오미크론 변이 첫 감염자라고 전날 발표했다. 프랭크 반덴브룩 벨기에 보건장관은 “해당 여성은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로, 22일 감염 증상이 나타났다”며 “변이 바이러스로 확인됐지만, 아직 치명적 증상은 없다”고 말했다.
영국 브렌트우드, 노팅엄에서도 오미크론 감염 사례 2건이 확인됐다. 사지드 자비드 영국 보건장관은 둘 다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두 명을 자가격리하고, 이들의 동선을 추적해 추가 감염 사례 등을 조사 중이다.
독일에서도 감염자 두 명이 나왔다. 바이에른주 거주자인 이들은 24일 남아프리카 지역에서 귀국한 뒤 오미크론 변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탈리아에선 최근 모잠비크를 방문한 사람이, 체코에선 남아프리카 나미비아에서 남아공을 거쳐 귀국한 사람이 각각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집단 감염 의심’ 사례도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남아공에서 출발해 27일 도착한 여객기 두 대의 탑승객 600명 중 61명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다. AFP통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보건당국은 61명 중 적어도 13명이 오미크론 감염으로 확인됐다고 28일 밝혔다. 당국은 성명에서 "조사가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고 밝혀 오미크론 감염자 수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럽연합(EU) 보건당국인 유럽질병통제예방센터(ECDC)는 전날 오미크론 변이의 전반적 위험도를 6단계 중 5단계인 ‘높음~매우 높음’으로 설정했다. ECDC는 “오미크론 변이의 전염성과 면역 회피 가능성이 잠재적으로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유럽 내 추가 유입과 지역사회 확산 가능성도 ‘높음’으로 평가된다”고 우려했다. 영국 세인트루이스대 무지 세빅 감염학과 교수는 “유럽 각국이 입국 제한을 완화하면서 변이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도 커졌다. 더 빠르게 전파되고 침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화들짝 놀란 세계는 앞다퉈 국경문을 잠그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감염이 확인된 나라는 덴마크와 벨기에 등 유럽 7개국과 홍콩 이스라엘 호주 남아공 보츠와나 등 최소 12곳이지만, 남아프리카 지역 국가를 상대로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한 나라는 벌써 수십 곳에 달한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영국 입국자 전원에 대해 이틀 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진행하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가격리를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오미크론 변이 감염 의심자와 접촉했을 땐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10일간 자가격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영국은 남아공 나미비아 짐바브웨 보츠와나 말라위 모잠비크 등 아프리카 10개국을 ‘여행금지 국가’로 지정했다.
EU 회원국 27곳도 남아프리카 7개국에서의 입국을 일시 제한했다. 미국과 캐나다 역시 29일부터 남아프리카 8개국을 상대로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한다. 인도 일본 홍콩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등 아시아 국가들,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국가들도 속속 같은 방침을 발표했다. 호주 역시 남아공 출발 여행객의 격리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오미크론 변이는 이미 각국에 광범위하게 퍼졌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오미크론 변이가 이미 미국에 상륙했을 수 있다”며 “아직 발견되진 않았지만, 이 정도 전파력을 갖춘 바이러스가 발생했고, 다른 나라에서 사례가 있는 만큼 변이가 확산하는 것은 결국 기정사실”이라고 말했다.
새 변이를 최초 보고한 남아공에선 각국의 ‘국경 차단’ 행렬에 대한 불만도 토로하고 있다. 투명한 정보 공유로 전 세계의 감염병 공동 대응에 기여한 대가가 ‘고립’으로 돌아왔다는 이유다. 남아공 외교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하고 새 변이를 더 빨리 발견할 수 있는 능력에 (세계가) 벌을 주는 것과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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