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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이 1명당 100만 원씩 지원금 주는데... 행정비용만 1조 원,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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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육아세대를 돕기 위해 18세 이하 1인당 10만 엔(약 105만 원)씩 주기로 한 지원금과 관련, 이를 지급하는 데 드는 행정비용이 무려 1,200억 엔(약 1조2,6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아사히신문 인터넷판에 따르면, 이날 스즈키 슌이치 재무장관은 육아세대 지원금 지급에 행정비용만 1,200억 엔이 든다는 야당의 문제제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얼마나 드는지 아직 듣지 못했다”며 대답을 회피했다. 그러나 전날 고토 유이치 입헌민주당 의원은 재무성이 중의원 예산위원회의 이사 간담회에서 이같이 설명했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이 자리에서 재무성 관계자는 10만 엔을 전부 현금으로 지급할 경우 행정비용이 300억 엔 정도 들지만, 정부가 절반은 현금, 절반은 쿠폰 방식으로 지급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사무 비용이 900억 엔이나 증가해 총 1,200억 엔이 든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앞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19일 55조5,000억 엔(약 576조 원) 규모의 사상 최대 경제대책을 발표하면서, 연 소득이 960만 엔(약 1억 원)에 못 미치는 사람의 18세 이하 자녀에게 1인당 10만 엔씩을 지급하되, 5만 엔은 연내 현금으로, 5만 엔은 내년에 쿠폰으로 각각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아베 신조 내각이 가구당 10만 엔씩 코로나19 지원금을 배부했으나 대부분 소비에 활용되지 못하고 저축됐다는 지적에 따라 이번에는 절반을 쿠폰으로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 때문에 오히려 행정 비용이 4배로 증가한 셈이다.
야당은 이 문제를 정치 쟁점화할 분위기다. 고토 의원은 이 문제에 대해 다음 달 임시국회에서 정부에 질의하겠다고 밝혔다. 다마키 유이치로 국민민주당 대표도 트위터를 통해 “어리석은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5만 엔씩 현금으로 지급하는 돈이 총 7,311억 엔인데, 여기에다 쿠폰으로 나눠줌에 따라 비용이 추가로 든다면 그냥 현금으로 다 나눠주면 된다”며 “(줄어든) 사무비(행정비용)를 사용하면 지급대상에서 벗어난 세대에게도 나눠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은 정부가 하는 여러 사업의 행정업무를 민간 기업 등에 위탁하는데, 정부가 개인정보와 납세 정보, 건강보험료 정보 등을 통합 관리하고 있지 않아 과도한 비용이 지출된다. 한국의 경우 올해 2차 추경안에서 보건복지부가 2차 재난지원금 대상자를 선별해 지급하는 데 드는 행정 비용을 42억 원 넘게 편성해 논란이 됐는데, 일본에선 이런 비용이 무려 1조 원이 넘는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덴쓰 등 정부 사업을 수주해 대행하는 대기업이 막대한 이익을 얻는 세금 낭비 구조도 지속되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 등을 대상으로 한 지원금 사업 역시 덴쓰가 설립하고 운영하는 서비스디자인 추진협의회가 정부로부터 수주해 덴쓰에 재위탁했으며, 덴쓰 역시 이 사업을 쪼개 자회사 등에 재위탁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취한 사실이 슈칸분슌(週刊文春)의 보도로 드러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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