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이해찬? "글쎄"...'올드보이 등판'에 고개 저은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 지낸 '원로' 유인태 전 의원
이해찬? "중도확장 주특기 아냐, 전면 왜 나서나"
김종인? "망한 집만 추슬러... 중진과 시끄러울 것
'올블랙' 의상? "수행원들이 골탕 먹이려고 장난질"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한국일보 자료사진

여의도 경험이 없는 '0선' 여야 대선후보들의 대결에, '구원투수론'이 피어 올랐다. 국민의힘에선 힘겨루기 와중에도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선대위 '원톱'으로 모시겠다는 의지를 놓지 않고 있고, 이에 맞서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이해찬 등판론'이 나오는 모양새. 박스권에 갇힌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 몸집만 크고 작동은 안 하는 선대위의 난맥상을 정리할 인물로 이해찬 전 대표만 한 사람이 없다는 목소리다.

여야 공히 올드보이 등판에 목을 매는 상황. 하지만 또 다른 올드보이, 여권 원로 유인태 전 의원의 시선은 부정적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냈고 국회 사무총장을 지낸 유 전 의원은 여야 가리지 않고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인물이다.

이해찬 등판? "중도 확장이 주특기가 아닌데..."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 캠프의 새로운 정치위가 '지도부 총사퇴론'이라는 초강수를 꺼내든 가운데, 이해찬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가 그해 12월 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하고 있다. 이날 김한길 최고위원은 지도부의 동반 퇴진을 촉구하며 전격 사퇴했다. 류효진 기자

유 전 의원은 1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정치권에서 논의 되는 올드보이 등판론에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먼저 이해찬 전 대표에 대해선 "중도 확장은 (이 전 대표의) 주특기가 아니지 않느냐. 뭐하러 전면에 나서느냐"며 부정적 평가를 내놨다. 중도 확장이 중요한 대선에서는 전면에 나서는 게 도움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 전 대표는 2012년 대선 당시 당대표로 나섰다가 박지원 당시 원내대표와 중도사퇴했던 전례가 있다. 대선 승리를 위해 당의 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유 전 의원은 "그때도 둘이 나서는 게 별로 대선에 도움이 안 된다고 해서 물러났던 것"이라며 "이 전 대표가 경선 때 이 후보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아는 데 (앞에 나서기보다는) 조언할 게 있으면 조언해 주고, 고쳐야 할 게 있으면 고치면 된다"고 했다.

"망한 집만 추슬렀던 김종인, 가더라도 시끄러울 것"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서울 종로구 대한발전전략연구원 사무실로 향하며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윤석열 대선후보의 총괄선대위원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뉴스1

김종인 전 위원장에 대해선 국민의힘 선대위에 참여하더라도 중진 의원들과의 갈등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 내다봤다.

유 전 의원은 "김 전 위원장은 그간 잘되는 집이 아니라 쫄딱 망했을 때 가서 추슬러 성과를 냈는데 반해 이번에는 국민의힘이 잘되고 있지 않느냐"며 "중진들 입장에선 잘되고 있는데 뭐하러 오느냐고 하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닐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중도 확장 측면에선 윤석열 후보에게 도움은 되겠지만 대신에 아마 당 내부적으로는 시끄러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선레이스 초반 이재명 후보가 윤 후보와의 지지율에서 뒤처지는 등 부진한 원인을 두고선 "'후보 혼자만 뛰는 듯한 모습'이 오히려 문제가 아닌가"라며 "이 후보가 전문가들의 지혜를 좀 많이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전날 의원모임 간담회에서 "후보만 죽어라 뛰고 있다"며 "대선 넉 달도 채 안 남은 상황에서 이렇게 유유자적 여유 있는 분위기는 우리가 참패한 2007년 대선 때 보고 처음 본다"면서 난맥상의 원인으로 선대위와 의원을 지목한 데 비해 유 전 의원은 이 후보 본인의 개선점을 강조한 것.

"혼자 뛰는 이재명, 강점이자 단점...전문가들과 소통해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7일 서울 마포구 공공심야약국을 방문해 약사와 주먹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유 전 의원은 "캠프 안에 많은 사람들의 지혜를 모아서 가야 한다. 열심히 다 돕고 싶지, 누가 안 도와주고 싶겠느냐"며 "그런데 본인 스타일이 있지 않느냐. 혼자 뛰어서 왔다는 게 이재명 후보의 그러니까 강점이자 단점이 될 수도 있는 것"이라며 "(이 후보가) 소통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의 지지율이 반등하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로는 대장동 의혹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며, 수사결과가 나와 의혹이 좀 풀린다면 지지율이 상승 흐름으로 전환될 거라 예상했다.

그러면서 "좀 떨어져서 보는 입장에서는 그렇게 호들갑 떨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이제 백십 며칠이 남은 거 아니냐. 이게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다"며 대선 레이스 초반인 점을 감안하면 민주당 내부의 우려가 과도하다고 했다.

김혜경 '올블랙' 의상? "골탕 먹이려고 장난 친 거라더라"

더팩트가 16일 보도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의 모습. 더팩트는 애초 왼쪽 검은색 복장을 한 여성이 김씨라고 보도했지만, 이 여성은 수행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더팩트 제공

한편 유 전 의원은 이 후보 부인 김혜경씨 낙상사고 후 벌어진 외출 사진 오보 건에 대해선 "당 관계자로부터 전해 들었다"며 "하도 달라붙으니까 걔네(취재진)들 골탕 먹이려고 이 후보 수행원들이 오히려 장난질을 친 것 같다. 한번 골탕 좀 먹이려고 그랬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과도한 취재가 이어지는 데 대해 수행원들이 일부러 반격에 나섰다는 건데, 유 전 의원은 "잘한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