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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잡겠다며 젠더 갈등 부추기는 李·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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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선 후보들이 지지 기반이 취약한 2030세대를 잡겠다며 집중 공략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버스로 민심대장정에 나서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야구장을 찾은 게 모두 캐스팅 보터로 떠오른 청년세대 표심을 잡기 위한 행보다. 그런데 2030세대를 향한 두 후보의 구애가 남성에 편중돼 도리어 젠더 갈등을 부추긴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주 “민주당은 페미니즘을 입 밖에 꺼내지 못하는 정당, 광기의 페미니즘을 멈추면 이재명 후보를 기쁜 마음으로 찍겠다”는 내용의 글을 민주당 중앙선대위 참석자들과 페이스북에 잇따라 공유했다. 문재인 정부의 페미니즘 정책에 등을 돌렸다는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성)’의 인식을 제대로 파악할 목적이라는 해명이지만, 페미니즘 반대로 해석되기 십상이다. 윤석열 후보가 양성 평등 공약으로 제시한 ‘성범죄 무고죄 처벌 강화’ 또한 반페미니즘 정책으로 여성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성범죄 피해 사실을 신고하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할 때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제도적으로 용인하는 차별적이고 부적절한 공약이다.
두 후보가 동시에 내놓은 여성가족부 개편 공약도 남성 편향적이다. “남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건 옳지 않다”는 이 후보나 “여성가족부가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했다”는 윤 후보의 설명 모두 양성 평등의 해법을 찾기보다 일방의 주장을 여과 없이 수용해 젠더 갈등을 조장할 뿐이다.
두 후보의 남성 편향적 구애 행보는 향후 청년 정책의 방향을 오도할 가능성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 사회 구조적 문제를 페미니즘 탓으로 돌리는 인식에서는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올 수 없다. 2030세대 소외 문제는 젠더가 아니라 안정적 일자리 부족과 미래를 기대할 수 없는 불안감을 해소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대남에 기운 행보는 정치공학적으로도 어설프다. 20대 여성이 20대 남성보다 적극 투표 성향이 강하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두 캠프가 애써 외면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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