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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온실가스 31%는 먹거리에서 나온다”

입력
2021.11.0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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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가공 유통 과정 배출량도 증가 추세

가을걷이로 분주한 농촌 들녘. 연합뉴스

가을걷이로 분주한 농촌 들녘. 연합뉴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3분의 1이 농업과 식량 생산 등 먹거리 활동에서 나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농업용 토지 개간과 삼림 벌채, 육류 생산을 위한 축산업 등이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핵심 원인 중 하나라는 것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8일(현지시간)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농업 및 식량 분야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전체 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1%로 나타났다. 이산화탄소 약 165억 톤에 이른다. 30년 전인 1990년보다 17%나 증가한 수치다. 앞서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2006~2016년 농업 및 식량 분야 탄소배출량을 25~30%로 추산한 것과 얼추 비슷하다.

특히 이산화탄소보다 지구온난화에 치명적 영향을 끼치는 메탄과 이산화질소가 그중 30%를 차지했다. 메탄만 놓고 따지면 이 분야 배출량이 전체 메탄 배출량의 절반(53%)을 웃돈다. 메탄은 소 같은 반추동물의 트림과 배설물 등 축산업에서 주로 쏟아져 나오는데, 온실효과가 이산화탄소의 80배에 달해 온난화 주범으로 꼽힌다. 이번 COP26에서 100여개 국가 정상들이 2030년까지 메탄 30% 감축을 합의한 ‘국제메탄서약’만 잘 지켜도 2050년까지 지구 온도를 섭씨 0.2~0.3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다.

농업 분야 배출량이 가장 많은 나라는 역시 중국이었다. 인도와 브라질, 미국, 인도네시아 등이 뒤를 이었는데, 모두 인구가 많은 곳들이다. 남미의 경우 농업 부문이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72%를 차지했고, 아프리카는 57%, 아시아와 북미는 24%였다. 산업뿐 아니라 농업 분야에서도 기후변화 완화를 위한 기술 혁신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FAO는 아울러 식품 가공, 포장, 운송, 저장, 유통 단계에서도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짚었다. 농작물이 생산지를 떠나 식탁에 오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양이 이제는 농업 분야 전체 배출량의 절반에 달한다. 조만간 경작 및 토지 사용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양을 월등히 압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프란체스코 투비엘로 FAO 수석 통계학자는 “삼림 벌채부터 열대 이탄지 파괴, 작물 재배, 그 작물이 농장을 떠난 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까지 모든 과정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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