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내 슬로건 표절한 윤석열, 토론 한 번 붙어보자"

입력
2021.11.08 14:00
수정
2021.11.0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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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출마'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책 쓰며 3년 동안 고민해 만든 슬로건"
"철학과 고민 없이 갖다 써... 후안무치"
"토론 한 번 붙어보자"... 검증하겠단 뜻

'새로운물결' 창당 절차를 밟고 있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2일 서울 성북구 서경대학교에서 모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유쾌한 반란' 강연을 하고 있다. 뉴시스

'새로운물결' 창당 절차를 밟고 있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2일 서울 성북구 서경대학교에서 모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유쾌한 반란' 강연을 하고 있다. 뉴시스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대선 슬로건이 '표절'이라 주장하고 나섰다. 김 전 부총리의 슬로건은 '기득권 공화국을 기회의 공화국으로'이고, 윤 후보는 '기득권의 나라에서 기회의 나라로'다.

김 전 부총리는 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완벽한 표절"이라며 윤 후보 측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자신의 대선 슬로건은 3년 동안 고민해 내 놓은 것이라고 밝혔다. 책을 집필하며 대한민국의 구조적·근본적 문제가 무엇이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한마디 키워드가 무엇인지 장고 끝에 만들어냈다는 설명이다.

김 전 부총리는 윤 후보 측이 내용 고민 없이 슬로건만 갖다 쓴 것이라고 확신했다. 심지어 "제1 야당의 후보가 철학과 내용 없이 다른 대선후보가 쓴 슬로건을 갖다 후보 수락 연설 말미에 결론적으로 쓴다는 건 '후안무치'하다"고 했다.

그는 또 "거대 양당이야말로 적대적 공생관계를 형성하며 한국 사회·경제·문화의 모든 문제 원인을 제공했다"며 "깨야 할 기득권이 거대 정당과 윤 후보인데 그들이 기회의 나라를 얘기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측 "공약 갖다 써도 돼"... 김동연 "쓸 게 있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운데)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준석 대표에게서 비단주머니를 받은 후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운데)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준석 대표에게서 비단주머니를 받은 후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김 전 부총리는 "윤 후보가 제 철학에 찬성한다면 어떤 기득권을 깨야 하고 어떤 기회의 나라를 만들지 토론 한 번 붙어보자"고 제안했다. 알맹이가 있는지 검증하겠다는 의미다.

진행자가 '윤 후보 측 김병민 대변인이 우리 정책 공약 얼마든지 갖다 쓰라고 했다'고 전하자, 그는 웃으며 "갖다 쓸 게 있나"라고 되물었다. 그는 "윤 후보가 공정과 정의를 얘기하는데, 좋은 말 쓰는 건 좋지만 어떤 철학을 갖고 있는지 국민 앞에 내놓으라"고 재차 지적했다.



"윤석열의 50조 원, 이재명의 재난지원금은 '표퓰리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달 7일 서울 종로구 한 코인노래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업종 자영업자 현장 간담회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달 7일 서울 종로구 한 코인노래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업종 자영업자 현장 간담회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내놓은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지원책에 대해서는 '표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이라고 총평했다.

윤 후보는 정권 출범 100일 내에 50조 원을 들여서 자영업자의 피해를 전액 보상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후보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원을 공언하고 있다.

김 전 부총리는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에 대한 대책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도 "재정정책은 그 돈을 쓸 수 있는 다른 모든 기회를 포기했다는 뜻"이라며 정책 이면의 문제들을 생각해봐야 한다는 취지로 답했다.

특히 윤 후보의 50조 원 지원책에 관해 "부총리 임기 막바지에 국가채무비율이 36%였고 지금은 51%가 넘는다"며 "이 같은 재정 상황에 대해 기본 철학과 내용을 알고 하는 것인지 상당히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부총리 공과 묻는 질문에 "10년, 20년 정치인들도 밝히라

국회의사당. 한국일보 자료사진

국회의사당. 한국일보 자료사진

진행자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김 전 부총리는 문재인 정권의 공과에 대한 입장을 먼저 밝히는 게 순서'라고 했다고 전하자, 김 전 부총리는 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국민소득 3만달러 달성·국가채무비율 36% 유지 등 임기 내 성과를 나열했다. "당시 부동산 가격이 그렇게 많이 오르지 않았다"고도 강조했다.

김 전 부총리는 이어 "정치권에 있는 분도 공과를 밝혀야 한다"고 맞섰다. "10년, 20년 정치하셨던 분이 정치발전과 사회 문제 해결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밝히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사회가 발전하려면) 거대 양당에서 오랫동안 정치하셨던 분들이 반성·성찰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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