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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용광로 선대위, 공약 내실화로 이어지길

입력
2021.11.03 04:30
27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경기장 KSPO돔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경기장 KSPO돔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대위가 2일 공식 출범했다. 선대위원장만 13명에, 현역 의원 169명 전원이 포함된 '매머드 선대위'이자, 이낙연 경선 캠프 선대위원장인 설훈·홍영표 의원 등 경쟁했던 후보 측 인사들을 두루 흡수한 '용광로 선대위'다. 이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 “부동산 위기를 대한민국 대전환의 기회로 삼겠다”며 부동산 개혁 정책을 예고, 공격적인 선거운동 전략을 시사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원팀 민주당, 드림팀 선대위가 이재명과 함께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외형상 원팀은 이루어졌다고 하겠다. 나아가 공약을 내실 있게 발전시키는 기반이 되기를 바란다.

융합형 거대 선대위 출범은 일단 경선 갈등을 봉합하고 지지자들을 결집시킬 기초가 된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경선 당시 후보들이 주고받은 험악한 공방은 지지자들 사이에 골을 깊게 해, 이 후보가 되면 차라리 국민의힘 후보를 찍겠다는 민주당 지지층이 적잖은 것으로 조사됐었다. 진영 결집이 팽팽할 본선에서 당내 분열은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선대위가 실질적 원팀으로 움직이려면 사람을 끌어모으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내용상 융합할 필요가 있다. 당장 복지 공약을 가다듬는 게 과제다. 이 후보의 대표 공약인 기본소득에 대해선 당내에서 비판적 시각이 많다. 지난달 이낙연 전 대표와 만난 후 이 후보 측은 이 전 대표의 신복지 공약을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철학과 재원이 다른 신복지와 기본소득 정책을 종합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최근 이 후보가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 음식점허가총량제 검토 등 조율을 거치지 않은 후보의 생각을 선제적으로 치고 나가는 것에 우려와 당혹감을 표하는 당내 인사들도 있다. 경선 쟁점이었고 여전히 수사가 진행 중인 대장동 의혹에 대해서도 의혹 연루 여부나 대응 방안을 공유해야 할 것이다. 매머드 선대위가 덩치만 큰 선대위에 그치면 정권 재창출은 요원한 과제가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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