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日총리 첫 외유는 기후변화 총회… 의장국 “석탄화력 전폐” 요청에 고심

입력
2021.10.2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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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31일 총선 직후 출국 전망
총선 결과 따라 취소 가능성도?
의장국 영국 "석탄화력 전폐" 요청 부담

지난 24일 영국 런던 의회광장 앞에 영국 국기와 유엔 깃발이 걸려 있다. 다음 달 1~2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6) 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런던=AP 연합뉴스

지난 24일 영국 런던 의회광장 앞에 영국 국기와 유엔 깃발이 걸려 있다. 다음 달 1~2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6) 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런던=AP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첫 외유는 다음 달 1~2일(현지시간)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최되는 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6) 정상회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기적으로 31일 중의원 선거(총선) 직후인 데다 의장국인 영국이 일본에 ‘석탄화력 전폐’ 선언을 요청해 총리 관저 측은 최종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확정되면 첫 해외 방문... 총선 치르자마자 외유에 의문 목소리도

TV아사히는 25일 기시다 총리가 취임 후 첫 외유 일정을 놓고 최종 조정에 들어갔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방송은 기시다 총리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처럼 온라인 참여를 검토했지만 의장국인 영국으로부터 원격 참여를 거절당해 대면 참여 쪽으로 방향이 잡혔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31일 총선 다음 날인 1일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3일 요미우리신문도 기시다 총리가 COP26에 참석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라면서 “참가하지 않으면 일본이 온난화 대책을 경시하고 있다고 여겨질 수 있다”는 외무성 간부의 말을 전했다. 하지만 자민당이 다수 지역에서 접전을 치르는 상황에서 총선이 끝나자마자 외유를 가도 되느냐는 지적도 많다. 이와 관련 요미우리신문은 “선거 결과에 따라 영국 방문을 취소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5일 도쿄에서 기자들에게 전날 실시된 시즈오카 보궐선거 결과를 "엄숙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 취임 후 처음으로 치러진 2곳의 참의원 보궐 선거 중 시즈오카에서 자민당이 패배, 의석 1석을 잃었다. 시즈오카=AP 뉴시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5일 도쿄에서 기자들에게 전날 실시된 시즈오카 보궐선거 결과를 "엄숙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 취임 후 처음으로 치러진 2곳의 참의원 보궐 선거 중 시즈오카에서 자민당이 패배, 의석 1석을 잃었다. 시즈오카=AP 뉴시스



영국 존슨 "석탄화력 조기 폐지" 日에 요구... 현실적으로 어려워

총선 일정뿐 아니라 COP26 논의 내용도 기시다 총리에겐 고민거리다. 영국이 석탄화력발전소의 조기 폐지를 주요 의제로 정할 의향이지만 일본 정부는 아직 이 내용을 선언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지난 13일 기시다 총리와의 전화 회담에서 “일본이 자국 내 석탄 화력발전을 폐지하는 정책을 내놓을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요청은 영국 측 발표문에 명시됐지만 일본 발표자료에선 언급되지 않았다.

유엔와 유럽연합(EU) 등은 지구 기온 상승을 1.5도 이내로 억제하려면 석탄화력의 조기 폐지가 필수적이라 보고 있지만, 일본은 최근 결정한 에너지기본계획에 2030년까지 발전량의 20% 정도를 석탄화력으로 조달한다는 방침을 담았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높이고 있지만 충분치 않고 원전 재가동도 반대 여론으로 지연되고 있어 ‘2030년까지 전폐’를 약속하긴 현실적으로 어렵다.

‘자동차 부문 탈탄소화’ 의제에 적극 동참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일본 자동차 업계는 전기자동차(EV)에 힘을 기울이는 유럽과 달리 가솔린을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차량이 주력이기 때문이다. EU는 하이브리드 포함 가솔린 차량을 2035년까지 금지하기로 했지만 일본 자동차 업계의 EV 개발 움직임이 더뎌 유럽 등이 주도하는 합의 문서에 동참하긴 어렵다고 신문은 전망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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