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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직기강 해이 보여준 산업부 차관 금품 수수 의혹

입력
2021.10.07 04:30
27면
박기영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이 6일 서울 광화문 S타워에서 열린 '탄소중립 에너지 정책포럼 출범식 및 제1차 포럼'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기영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이 6일 서울 광화문 S타워에서 열린 '탄소중립 에너지 정책포럼 출범식 및 제1차 포럼'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설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 전담 차관인 박기영 2차관이 에너지 대기업 관계자들로부터 향응과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국정감사에서 불거졌다.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은 5일 산업부 국감에서 “2015년 2월 당시 산업부 에너지수요관리정책단장이었던 박 차관이 한 유흥주점에서 SK E&S 관계자들을 만나 350만 원 상당의 향응과 100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수수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박 차관 향응은 위례 열병합 발전시설 관련 사업이 진행 중인 시점에 벌어졌고, 당시 박 차관은 단장으로서 수년간 지연된 공사 인가계획을 빠르게 진행해 SK에 큰 도움이 됐다. 특히 이 의원은 SK E&S 관계자가 박 차관에게 보낸 “잘 들어가셨습니까? 가방 앞쪽에 작은 성의를 넣어뒀습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까지 뇌물 수수 방증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박 차관은 만남을 부인하지는 않았으나, 업무 얘기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의혹의 사실 여부는 이 의원이 박 차관을 공수처에 고발키로 한 만큼, 향후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다. 하지만 이번 의혹은 ‘작은 성의’가 직접 언급된 문자메시지만으로도 공직기강 해이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추문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높다. 안 그래도 산업부는 ‘탈원전’ 추진에 따른 원전 월성1호기 경제성 조작 혐의와 관련해 백운규 전 장관이 기소 위기에까지 몰리는 등 어수선한 가운데 추문까지 불거져 분위기 침체가 불가피하게 됐다.

박 차관 사건은 전 정부 때 일이지만, 현 정부 들어서도 크고 작은 공직 비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산업부 관료들의 탈원전 비위 역시 심각한 공직 일탈임은 물론이다. 또 LH 임직원 투기로 불거진 공직자 부동산 투기를 조사한 결과 중앙부처 국장급 공무원의 내부정보를 이용한 투기사례 등 다수의 공직자 연루혐의가 드러나기도 했다. 이번 사건을 정부 교체기에 자칫 해이해지기 쉬운 공직기강을 다잡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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