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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3,000선 붕괴, 세계 경제 위기에 대비해야

입력
2021.10.06 04:30
27면

인플레이션 불안, 중국 헝다그룹 사태 등 악재가 겹치면서 코스피 3,000선이 무너진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표시되어 있다. 고영권 기자

인플레이션 불안, 중국 헝다그룹 사태 등 악재가 겹치면서 코스피 3,000선이 무너진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표시되어 있다. 고영권 기자

5일 코스피 지수가 2% 가까이 하락한 2,962.17로 마감됐다. 증시가 3,000선 아래로 내려앉은 것은 6개월여 만이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188.9원까지 치솟았다.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판 뒤 달러로 바꾸고 있다는 정황이다. 주식 시장의 충격은 유가와 원자재값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지며 글로벌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유가는 7년 만에 최고치(서부텍사스산 기준)를 경신했다.

미국과 중국 상황도 심상찮다. 미국에선 돈줄을 죄기 위한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와 기준금리 인상 논의가 빨라지고 있다. 이 와중에 의회의 연방정부 부채한도 협상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중국에선 부채가 360조 원도 넘는 최대 민영 부동산 개발 업체 헝다그룹의 주식 거래가 중단되며 거품 붕괴 우려가 적잖다. 특히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전력난 심화는 글로벌 공급망을 뒤흔들 태세다. 글로벌 분업 구조에서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는 직격탄을 피하기 힘들다.

국내는 더 심각하다. 8월 산업활동동향에선 생산, 소비, 투자가 모두 하락세로 돌아섰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5개월째 2%대다. 이미 1,800조 원도 넘은 가계부채는 한국 경제의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 한은이 물가 상승과 집값 과열을 막기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섰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한계 상황 등을 감안하면 마냥 속도를 낼 수도 없어 진퇴양난이다.

위기 극복을 위해선 민·관·정이 머리를 맞대고 힘을 합쳐야 하지만 이미 대선 정국에 돌입한 정치권은 정쟁에 몰두하고 있다. 청와대 메시지에서도 위기 의식을 찾긴 힘들다. 관계 부처와 금융 당국이라도 한눈팔지 말고 초복합 위기인 '퍼펙트스톰'에도 견딜 수 있는 방파제를 점검하는 등 선제적 조치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개인도 리스크 관리에 신경 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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