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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의 '영끌' 여전...서울 아파트 10채 중 4채 사들였다

입력
2021.10.03 18:00
수정
2021.12.13 19:5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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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 아파트 매입자 41.8%가 30대 이하
강서구·성동구는 2030이 절반 이상
집값 높은 '강남4구'는 30%대로 낮아


8일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8일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 정책에도 2030세대의 아파트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 준말) 매수'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부동산원의 월별 연령대 거래 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 3만9,099건 중 매수자 연령이 30대 이하인 거래는 1만6,345건으로 전체의 41.8%를 차지했다. 올해 서울 아파트 10채 중 4채를 20, 30대가 사들인 셈이다. 특히 30대 매수자 비중은 36.8%로 40대(26.2%)보다 10.6%포인트나 높았다. 50대(15.2%), 60대 이상(14.4%)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다. 20대 이하의 매입 비중도 5.0%로 지난해 상반기(3%)보다 2배 가까이 상승했다.

20,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올해 1월 44.7%를 기록하면서 처음 40%대로 올라섰다. 이후 4월(39.27%)까지 조금씩 감소했지만 5월(42.12%)부터 다시 40%를 넘었고 8월에도 41.2%였다.

서울 아파트 연령대별 매입 비중. 그래픽=강준구 기자

서울 아파트 연령대별 매입 비중. 그래픽=강준구 기자

서울 25개 자치구 중 20, 30대의 매입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강서구다. 올해 강서구 아파트 매입자 중 절반이 넘는 51.9%가 30대 이하였다. 성동구(50.9%)도 2030세대가 과반이었고 노원구(49.0%) 영등포구(47.3%) 관악구(47.2%) 구로구(46.6%) 등에서도 청년들의 아파트 매입이 두드러졌다. 상대적으로 아파트값이 낮은 지역에서 내 집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강남4구(서초·강남·송파·강동)'의 경우 20, 30대의 매입 비중이 낮았다. 강남구(30.3%)를 비롯해 서초구(31.2%), 강동구(35.8%), 송파구(37.2%) 모두 40%를 밑돌았다.

다른 수도권 지역도 서울과 비슷했다. 경기는 올해 30대 이하 아파트 매입 비중이 36.1%로, 지난해 동기(28.5%) 대비 7.6%포인트 높아졌다. 인천도 같은 기간 2030 세대의 매수 비중이 25.5%에서 33%로 상승했다.

청년들은 매매뿐 아니라 경매에도 몰렸다. 한국자산관리공사 온비드의 연령대별 낙찰 현황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8년 7월~올해 8월) 20대 이하와 30대의 낙찰 물건 중 부동산 비율은 각각 64%, 59%다. 40대(43%)와 50대(42%)보다도 높았다.

'바늘구멍' 같은 청약제도, 계속되는 집값 상승으로 인한 불안 심리가 청년들의 추격 매수를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내 집 마련을 앞두고 있는 30대에게는 집값 상승이 불안감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3기 신도시 사전청약도 입주까지는 오랜 시간이 남아 큰 효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승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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