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대장지구 개발 의혹이 26일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아들 곽모씨의 ‘50억 원 퇴직금’ 논란으로 번졌다. 개발사 화천대유에서 6년간 230만~380만 원의 월급을 받고 일하다가 50억 원을 퇴직금과 성과급으로 받았다니 누가 봐도 정상은 아니다. 화천대유와 관련 투자자들이 4,000여억 원의 천문학적 배당금을 챙긴 것에서 시작된 대장지구 의혹은 이 회사에 고위 법조인 출신들이 포진하고 정치인 아들이 수십억 원을 챙긴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국민들에게 적잖은 허탈감을 안기고 있다. 청와대 수석과 국회의원을 지낸 곽 의원과 관련성이 있는지 수사로 규명해야 한다.
곽씨는 입장문을 내 ‘2020년 6월 퇴직금을 포함해 5억 원의 성과급 계약을 체결했다가 2021년 3월 퇴사 전 50억 원을 받기로 계약이 변경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업무 성과와 건강 악화에 대한 보상이었고, 곽 의원은 최근에야 알았다고 덧붙였다. 곽 의원은 고액 배당을 가능케 한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화살을 돌렸다. 그러나 곽씨가 입사한 계기가 화천대유 소유주 김만배씨와 곽 의원의 친분 때문이었고, 50억 원 퇴직금을 수령한 것은 곽씨가 유일하다는 점 등으로 미뤄 곽 의원이 아니라면 가능한 금액이냐는 물음이 나온다. 대가가 있는 뇌물성 돈인지, 곽 의원이 투자한 것은 아닌지 등 의혹이 잇따르고 있다. 결국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
곽 의원은 비판 여론이 급속히 퍼지자 이날 오후 전격 탈당했다. 이 지사에 대한 의혹 확산에 주력해 온 국민의힘이 거꾸로 부담을 안게 됐다. 유승민·원희룡 대선 경선 후보들부터 곽 의원을 출당시킬 것을 지도부에 촉구했을 정도다. 이재명·이낙연·추미애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은 곽 의원이 조국 사태와 대통령 아들 문준용씨 예술활동 지원을 강도 높게 비판해 온 점을 짚으며 일제히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했다. 여야가 유불리를 따지는 것에 그치지 말고 기득권 게임이 된 부동산 개발에 대한 근본 대책을 고민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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