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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의 전기료 인상, 물가 상승 우려 없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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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이 8년 만에 오른다. 정부와 한전은 4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전 분기(-3원)보다 3원 인상된 ㎾h당 0원으로 책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월평균 350㎾h를 사용하는 주택용 4인 가구라면 매달 최대 1,050원을 더 내게 된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때 국민 실생활과 직결된 전기요금마저 오르는 건 반가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그동안 원가가 급등한 걸 감안하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올해부터 전기요금은 전기를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원가를 반영해 산정하는 연료비연동제가 시행 중이다. 한전에 따르면 6~8월 유연탄 가격은 전 분기 대비 ㎏당 17원, 액화천연가스(LNG)는 110원, BC유는 53원 각각 올랐다. 이를 모두 반영하면 4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는 13.8원 인상돼야 한다. 다만 연료비연동제 상한선(직전 요금 대비 3원)에 따라 최종 상승 폭은 3원으로 결정됐다. 2분기와 3분기에도 전기요금을 올려야 했지만 국민생활 안정 도모 등을 위해 인상이 유보된 바 있다. 이로 인해 한전은 2분기 7,000억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런 전후 사정을 감안하면 이번 전기요금 인상에 마냥 이의를 제기하긴 힘들다. 원가와 동떨어진 전기요금이 전기 과소비와 시장의 왜곡을 부르는 측면도 고려돼야 한다.
하지만 이번 인상이 도시가스 등 각종 공공요금과 물가 상승의 신호탄이 될 공산이 높다는 점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원재료비인 전기요금 상승을 빌미로 공산품과 농수축산물, 서비스 가격이 일제히 들썩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6% 상승해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걀은 무려 55%, 휘발유도 20%나 올랐다. 그렇지 않아도 11조 원이 넘는 국민지원금과 각 지자체의 별도 지원금이 장바구니 물가를 자극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플레이션은 취약층에 더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전기요금에 편승한 과도한 가격 인상이 없는지 점검하는 등 물가 관리에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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