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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여행사의 탄생과 부침

입력
2021.09.2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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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3 마터호른 작전

2019년 도산한 세계 최초 여행사 '토머스 쿡'의 계열 항공사 항공기들. 게티이미지

2019년 도산한 세계 최초 여행사 '토머스 쿡'의 계열 항공사 항공기들. 게티이미지


2019년 9월 23일, 전통의 글로벌 여행사 '토머스 쿡(Thomas Cook)'이 파산했다. 계열사 확장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와 브렉시트로 인한 여행수요 격감, 저가 온라인 여행사와의 경쟁이 주원인이었다. 당장 문제는 토머스 쿡 여행 상품과 계열 항공편을 이용한 이들이 여행 일정 중간에 서비스를 받을 수 없게 된 것. 그 인원이 무려 60만 명이었고, 달리 귀국할 수단을 마련하지 못한 이들도 14만 명에 달했다. 비(非)전시 사상 최대 민간인 이송 작전이 시작됐다. 이른바 '마터호른 작전(Operation Matterhorn)'이었다.

토머스 쿡 여행사는 영국 침례교 목사 토머스 쿡이 금주운동의 일환으로 여행 프로그램을 개설하면서 1841년 출범했다. 술을 끊으려는 이들끼리 모여 음주 대신 함께 기차 여행을 즐기자는 취지. 단체 할인 여행 프로그램에 500여 명이 참여했고, 쿡의 여행 프로젝트는 회를 거듭할수록 인원도 늘어났다. 아예 여행사를 설립한 쿡은 금주운동과 별개로 1851년 런던박람회 투어 등 순수 여행상품을 잇달아 개발했고, 도버해협을 넘어 유럽 명소와 대서양 너머 북미 투어까지 영역을 확장해 나갔다. 일본과 중국, 인도를 포함시킨 최초의 세계일주 상품을 1872년 출시했고, 여행 경로 내 철도 자유이용권(일주 패스)과 여행자수표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순환어음'을 개발했다.

'심야의 태양 여행'이란 제목을 단 크루즈 여행 상품을 선뵌 것도 '토머스 쿡'이 처음이었다. 창업주 일가는 여행사를 손자까지 3대째 이어오다 1928년 프랑스 회사에 매각했다. 2차대전 직후 경영난으로 한 차례 국유화됐다가 다시 민간에 매각되는 등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며 성장세를 이어오던 회사는 2007년 항공사까지 설립해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던 중이었다.

영국 민간항공국이 주도한 '마터호른 작전'에는 세계 60여 개 공항과 50여 개 항공사가 동참했고, 약 1억 파운드의 비용이 들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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