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부터 닷새간의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가운데 코로나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아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신규 확진자는 2,008명으로 이틀 만에 2,000명을 다시 넘어섰다. 가장 걱정되는 점은 수도권의 확진자가 감소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날 서울ㆍ경기ㆍ인천에서 1,532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전체 확진자의 77%가 수도권에서 나왔다. 수도권에 적용되고 있는 거리 두기 4단계가 장기화되면서 피로가 누적돼 효과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전국의 이동량은 코로나 이전보다 4% 이상 늘었다. 민족 대이동이 이뤄지는 연휴 기간 ‘4차 대유행’의 불씨가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은 과장이 아니다.
다행스럽게도 정부가 공언했던 대로 이날 백신 1차 접종률은 70%를 넘어섰다. 2차 접종까지 마친 접종자는 아직 인구 절반에 미치지 못하지만 델타 변이 등이 기승을 부리는 상황에서 국민 10명 중 7명이 한 차례라도 백신을 맞은 건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행을 위한 의미 있는 이정표다. 하지만 연휴 기간에 수도권발 풍선효과를 억제하지 못한다면 그 시행 시점은 뒤로 미뤄질 수밖에 없다. 일상의 불편함은 물론이고 생존 위기에 놓인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그만큼 길어진다는 의미다.
방역당국이 연휴 기간 중 가족 모임 인원 제한을 8명까지로 늘린 건 고령층의 높은 백신 접종률 등을 감안한 일시적 조치이지 방역을 완화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혹시라도 백신을 맞지 않은 고령층이 있을 경우 귀성을 포기하고 온라인 차례 등을 지내는 것이 가족과 공동체의 건강을 지키는 일이다. 고향에 내려가야 한다면 개개인이 방역의 최전선에 있다는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귀성 전에는 반드시 검사를 받고 최소 인원이 마스크를 쓰고 이동하며 식사를 할 때도 따로 상을 차려 먹고 환기를 자주하는 등 귀성에서부터 귀경까지 잠깐의 방심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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