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박지원·조성은 공작' 공세로 소환된 홍준표... 내분 우려도

입력
2021.09.14 19:00
野·윤석열 국면 전환 위해 '박지원 때리기' 올인
박지원 "尹, 총장 때 나와 술 많이 마셔" 경고장
윤석열 "박지원과 따로 술 마신 적 없어" 반박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윤석열 검찰의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을 겨냥한 전방위 공세를 퍼붓고 있다. 판 흔들기를 통한 국면 전환 시도다. 국민의힘은 사안의 핵심인 검찰의 고발 사주 여부, 검찰발(發) 고발장을 당이 받아 고발을 실행한 과정에 대한 규명은 뒷전으로 미뤘다. 박 원장과 제보자 조성은씨의 만남을 고리로 '국정원의 정치 공작' 프레임이 당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입장에서 유리한 구도라는 판단에서다.

국민의힘 '박지원·조성은' 만남 파상 공세

14일에도 국민의힘 측 공세는 모두 박 원장을 겨눴다. 이준석 대표는 "박 원장의 이해가 가지 않는 행동들은 정보기관의 대선 개입이라는, 우리 국민들에게 트라우마를 남겼던 사례를 연상시킬 수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제보자인 조씨가 박 원장을 만난 8월 11일을 전후로 김웅 의원으로부터 받은 100여 장의 '손준성 보냄' 이미지 파일을 다운로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박 원장과 조씨가 의혹과 관련한 대화를 전혀 나누지 않았다는 해명에 대해 "팔씨름만 하고 놀았느냐"고 비꼬았다.

앞서 손준성 검사로부터 받은 고발장을 당이 활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자체 조사를 약속했던 국민의힘은 태도를 바꿨다. 이와 관련, 김기현 원내대표는 "정당한 우리 야당의 직무 활동 범위 내에 속하는 것"이라며 "하등의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8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박지원 "조성은 1000장 다운 받았어도 나와 무관"

박 원장은 국민의힘과 윤 전 총장 측의 '정치 공작' 공세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박 원장은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전 총장 측이 이제는 홍준표 의원의 참모가 전직 국정원 직원이라며 나와 조성은이랑 '셋이 모의했다'며 엮으려 한다"며 반박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11일 조씨와의 식사 자리에서 의혹 관련한 대화로 일절 없었다"며 "홍 의원과 그의 참모, 조성은 모두 국민의힘 당원 아니냐"고 했다. 조씨와가 자신과의 식사 전날 '손준성 보냄' 이미지 파일을 100여장 다운받았다는 야당의 지적에도 "1,000장을 다운 받았어도 나와 무관한 일"이라고 했다.

박 원장은 앞서 언론을 통해 윤 전 총장에 대한 경고성 발언도 했다. 그는 "윤우진(윤 전 총장의 측근 윤대진 검사장의 친형) 전 용산세무서장 사건을 국회에서 내가 제일 먼저 터뜨린 사람"이라며 "왜 잠자는 호랑이 꼬리를 밟느냐"고 했다.

박 원장과 윤 전 총장은 각자 언론을 통한 감정 섞인 신경전도 이어갔다. 박 원장이 "윤 전 총장은 저하고도 술 많이 마셨다. 내가 입다물고 있는 게 자기(윤 전 총장)에게 유리하다"고 하자, 윤 전 총장은 "박 원장과 따로 술 마신 적도 개인적으로 따로 만난 적도 없다"며 반박하면서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1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토론회에 참석해 질의 답변을 하고 있다. 뉴시스


홍준표, 윤석열에 "거짓 소문 퍼뜨려... 잘못 배웠다"

박 원장을 향한 공세의 불똥은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에게도 튀었다. 윤 전 총장 측이 전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박 원장과 조씨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할 때 성명 불상의 제3자가 동석했다면서 '특정 선거캠프 소속'이라고 명시하면서다. 당내에선 제3자가 홍 의원 캠프의 국정원 출신 이필형 조직본부장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홍 의원은 즉각 반발했다. 윤 전 총장을 향해 "마치 우리 측 캠프 인사가 관여된 듯 거짓 소문이나 퍼트린다"며 "참 잘못 배운 못된 정치 행태"라고 직격했다. 홍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상대를 보고 달려들어야지"라며 "나를 공격할 깜(감)이 되는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 간 내분 양상이 연출된 것이다.

'제3자 동석' 논란은 진실 공방으로 비화하고 있다. 박 원장과 조씨는 물론 이 본부장은 이날 언론과의 통화에서 각각 "사실무근" "알지도 못하는 사이"라며 부인하면서다. 그러자 이준석 대표는 "여러 추측이 있지만 그런 부분을 오히려 조심해야 한다"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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