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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타국 위한 군사작전 종료"… '미국 우선주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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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이(철군) 결정은 단지 아프간에 대한 것이 아니다. 이는 다른 나라를 재건하기 위한 주요 군사작전시대의 종료를 뜻한다.”
아프간 철수 작전을 완료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외교안보전략 대전환을 선언했다. 다른 나라 체제 전환을 시도하는 외교를 폐기하고 미국의 핵심 국가안보 이익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바이든 식 미국우선주의(America First)’였다. 중국과의 경쟁을 강조하며 아프간에서 빼낸 힘을 해당 전략지역에 투사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물론 아프간 철수작전 혼란에 따른 국내외 비판 무마용 시도라는 지적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루 전 카불 공항에서 미군 철수가 완료된 것과 관련해 이날 백악관에서 대국민연설에 나섰다. 그는 “(미국) 대통령의 기본적인 의무는 2001년의 위협이 아닌 2021년과 미래의 위협으로부터 미국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지난 20년간 미국을 이끌어온 외교정책의 페이지를 넘기면서 우리는 실수로부터 배워야 한다”라고 운을 뗐다. 냉전 종식 후 미국 외교안보정책의 새로운 장이 아프간 철수로 열렸다는 선언이었다.
그러면서 두 가지 교훈을 언급했다. △도달할 수 없는 것 말고 분명하고 성취 가능한 목표와 임무 설정하기 △미국의 핵심 국가안보 이익에 분명히 초점을 맞추기가 그것이다. 2001년 9·11테러로 촉발된 아프간 전쟁의 목표는 테러조직 알 카에다와 그 수장 오사마 빈라덴 궤멸에 있었고, 2011년 이를 달성했을 때 전쟁을 끝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수천 명의 미군을 계속 배치하고 매년 수십억 달러를 아프간에 지출함으로써 미국의 안전과 보안이 강화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철저한 국익 중심의 외교안보 전략을 예고했다.
세계 체제 전환 시도 대신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세상이 변하고 있다”며 “우리는 중국과 심각한 경쟁을 하고 있다. 여러 전선에서 러시아의 도전에 대처하고 있다. 사이버 공격과 핵 확산에 직면해 있다”라고 지목했다. 향후 4대 위협에 미국 외교안보정책의 초점을 맞추겠다는 예고였다.
그는 특히 “중국이나 러시아는 이 경쟁에서 미국이 아프간에서 10년 더 꼼짝 못 하는 것을 제일 좋아할 것”이라고도 했다. 아프간 철군을 통해 축적한 힘을 중국·러시아 견제와 미국 국가 이익 확보, 국가경쟁력 확충 지원 등에 쓰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른 향후 전 세계 미군 재배치 가능성도 일각에서 거론된다.
동시에 테러리즘 대처 원칙도 밝혔다. 대규모 지상군 투입 대신 무인기 정밀공습 등을 통한 표적 제거로 테러 위협을 없애겠다는 설명이었다.
인권외교 등 가치외교 원칙을 저버리지는 않겠다고도 했다. 다만 “그 방법은 군사력 배치가 아니라 외교, 경제, 전 세계의 지지를 얻기 위한 (여론) 결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연설에선 도널드 전 트럼프 대통령의 섣부른 아프간 철군 결정이 발목을 잡았고,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전 대통령의 허망한 항복이 철군 과정의 혼란을 불러왔다는 논리도 되풀이했다. “전임 정부의 약속을 이행하고 아프간에서 철수하든지, 아니면 수만 명의 병력을 다시 전쟁에 투입하느냐의 문제였다”는 것이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대통령은 어떤 종류의 ‘내 탓이로소이다(mea culpa)’ (해명)도 거부했다”라고 꼬집었다. 지난 2주간 아프간 철군 혼란으로 질타당했던 바이든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 사회기반시설(인프라) 및 복지·교육예산 통과 등의 국내 현안에 당분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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