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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최후의, 격절의 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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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뭍을 벗어날 수단을 획득한 이래 극지는 동경의 대상에서 개척, 도전의 대상이 됐다. 극지의 기원을 고대 그리스 12신이 살았다는 올림포스산으로 상정한다면, 로망의 뿌리를 신화라 할 수도 있다. 인간 세계로부터 물리적으로 가장 먼 인류 최후의 극점인 바다의 중심, 즉 '네모 극점(Point of Nemo)'을 1992년 8월 25일 크로아티아 컴퓨터공학자 흐르보예 루카텔라(Hrvoje Lukatela)가 3차원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찾아냈다.
남태평양 동경 123도 북위 48도(48 ° 52.6 ′S, 123 ° 23.6′ W)의 바다 한복판 네모 극점에서 가장 가까운 육지는 북쪽으로 피트케언제도의 두치에(Ducie)섬, 남쪽으로 이스터제도의 모투누이(Motu Nui)섬, 남동쪽으로 남극해 마헤어(Maher)섬. 하지만 모두 1,600km 이상 떨어져 있고, 가장 가까운 유인도는 2,700km 너머에 있다. 상공을 지나는 국제우주정거장(고도 416km)이 가장 가까운 인간의 거처인 셈. 'Nemo'는 라틴어로 '아무도 없음(No One)'을 의미하며, 쥘 베른의 '해저 2만리'의 네모 선장이나 월트 디즈니의 '니모'와는 무관하다고 한다.
네모의 해역은 남태평양 거대 환류대(소용돌이 해류) 안이어서 플랑크톤 등 영양물질이 희박하고, 육지에서 멀어 유기물질 유입도 거의 차단된 곳이다. 당연히 해양 생물도 거의 없고 원양어선도 지나칠 일이 없다.
미국 등 우주개발 선진국이 그 해역을 우주선 폐기장으로 활용해온 까닭도 그래서다. 해저에는 100여 기의 우주선 잔해 중 불타지 않고 재활용도 불가능한 티타늄 합금소재 부품 등이 가라앉아 있다. SF 작가 H.P. 러브크래프트가 단편 '크툴루의 부름'에서 괴물 '크툴루'의 은신처로 상정한 가상 공간 '릴레(R'lyeh)'가 그 인근이었다.
하지만 최근 조사결과 거기에도 ㎥당 26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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